윤태호 "'미생'의 감동은 기술이 아냐…정치공학과 먼 文 지지"
"테크닉 뛰어넘는 진실한 테마와 명분없이 국민에 감동 못줘"
세월호참사 말하며 '울먹'…"망가진 시스템 정상화할 후보 절실"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웹툰 '미생'을 그린 윤태호 작가는 29일 "얄팍한 정치공학을 포기하고, 그것이 어렵다면 최소화하기를 희망한다"면서 "그래서 정치공학에서 가장 멀어진 후보를 지지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MBC에서 방송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찬조 연설에서 "대통령의 자격은 정치공학으로 완성될 수 있나. 작가인 저는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생'의 감동이 기술적인 플롯에서 오지 나오지 않았듯 정치도 테크닉을 뛰어넘고 정치공학을 뛰어넘는 깊고 진실한 테마와 명분 없이는 국민을 감동하게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정치공학은) 어떤 이슈는 진지하게, 어떤 이슈는 가볍게, 어떤 이슈는 선점해야 하고, 어떤 이슈는 자연스레 잊혀지게 만드는 기술"이라면서 "매 선거철이면 정치공학이나 정치9단이라는 말도 많이 들린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생'의 주인공인 '장그래'의 스토리를 소개한 뒤 "이제는 '지옥고'라는 말이 새로 나왔다고 한다. 지하방, 옥탑방, 고시원에 사는 청년들의 현실을 빗댄 말"이라면서 "취업이 하늘의 별 따기지만 그 별을 따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한 것이 제2, 제3의 장그래, 우리 청년들"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생의 또 다른 캐릭터인 '오차장'을 언급, "오 차장의 나이쯤 되는 중년들은 살만할까"라면서 "그 이야기는 사실 저의 이야기였다. 스스로 일상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보들 모두 다양한 공약을 내놓고 해결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다"면서 "그런데, 번지르한 공약 전에 공감이 먼저 아닐까. 갈수록 고단해지는 흙수저들의 삶을 체험하고, 깊이 아는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윤 작가는 지난 달 문 후보와 부산에서 북 콘서트를 했던 때를 떠올리며 "게스트에게 발언권을 주고 귀를 기울였다"면서 "더 인상 깊었던 것은 문 후보를 돕는 주변의 사람들이었다. 도열하거나 90도로 인사하는 사람도, 큰소리로 외치는 예스맨도 찾아볼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세월호 참사'를 언급, "지금도 생각하면 화가 난다. 미래는 어디에 있나"라며 "제가 희망을 찾은 것은 지난 겨울 광장이었다. 지금 여기, 현재를 놓치지 않는 후보, 망가진 시스템을 정상으로 만들고 도약의 단단한 토대를 만들 후보가 절실하다"라고 말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윤 작가는 "흔한 단어 '정의'가 아니라 낯설고 신선한 '정의'가 우리 앞에 놓이는 세상을 그려본다"면서 "문 후보가 그런 세상을 가져오리라는 것을. 여러분도 상상해 보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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