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스핀 트랜지스터로 초저전력 논리소자 구현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트랜지스터'로 주목받는 스핀 트랜지스터로 논리소자를 구현하는데 성공하면서 실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트랜지스터는 반도체 소자의 핵심 요소로, 전기 신호를 증폭하거나 차단·전달하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28일 구현철 스핀융합연구단장(교신저자), 박윤호 연구원(1저자) 등이 참여한 연구진의 이런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스핀 트랜지스터는 전자의 이동량을 이용하는 기존 산화금속반도체(MOS) 트랜지스터와 달리 전자의 스핀(spin·회전과 유사한 전자의 양자역학적 상태로, 자성(磁性)과 관련이 있음)을 이용해 신호를 제어한다.
전류를 흘렸다가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전자의 스핀만 바꾸면 되므로 속도가 빠르고 전력 소모가 매우 낮게 만들어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구 단장 등은 이런 가능성을 2009년 사이언스 게재 논문에서 최초로 제시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개발된 스핀 트랜지스터가 실제 반도체 논리회로에 적용돼 기능을 수행하지는 못했다.
구 단장팀은 이번 연구에서 강자성체와 반강자성체의 상호작용을 이용해, 논리회로 동작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스핀 트랜지스터의 입력부와 출력부의 스핀을 같은 방향으로 만들거나 반대 방향으로 만들면 각각 기존 N형·P형 MOS 트랜지스터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구현철 단장은 "현재 스핀 트랜지스터 기술 개발은 시작 단계지만, 이를 이용한 논리회로 소자가 개발되면 전력손실이 거의 없고 초고속으로 작동할 것"이라며 "앞으로 정보처리 소자는 물론 메모리와 논리회로를 융합한 모바일용 소자에도 응용이 가능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온라인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21일 자에 실렸으며 관련 기술은 국내·외 특허출원이 이뤄져 있다.
s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