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현관문을 열었을 때 각종 쓰레기가 천장까지 쌓인 모습을 보고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 21일 부산 중구의 한 아파트 김모(59) 씨 집에 모인 중구청 청소과·보건소·유관단체 직원 30여 명은 집안을 빼곡하게 채운 쓰레기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조그만 방 2칸과 부엌으로 된 김씨 집 곳곳에 선풍기, 전축, 건축자재 등 각종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오랜 시간 방치된 각종 생활 쓰레기에서 나오는 악취가 코를 찔렀다.
이들이 발 내딛기도 힘들 정도로 쓰레기로 뒤덮인 집에서 물건을 하나하나 꺼내기 시작했다.
온종일 공무원과 자원봉사자가 청소에 매달린 결과 마대에 담긴 쓰레기양이 무려 30t에 달했다.
이는 4만여 명의 중구민이 하루에 배출하는 쓰레기 양과 맞먹는 규모라고 구청은 밝혔다.
미혼인 김씨는 젊은 시절 한때 고물 수거일을 했지만 알코올 중독에 빠져 10여 년 넘게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살아왔다.
김씨는 이 기간에 '저장강박증'까지 심해져 거리에 내버린 각종 폐자재 등을 끌어모아 집안이 쓰레기 천지로 변했다.
김씨는 몸을 누일 변변한 공간도 없는 데다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돼 건강이 크게 우려되는 상태였다.
인근 주민 역시 김씨 집에서 풍기는 지독한 냄새로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를 보다 못한 구청이 나서 김씨 집을 청소했고 향후 도배, 장판을 새로 하는 등 주거개선 작업도 할 예정이다.
영주2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김씨가 병원 치료를 받도록 유도해 쓰레기를 모으는 저장강박증을 치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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