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콜센터 '악성 민원인' 전화는 먼저 끊는다
새로운 대응 지침…3회까지 욕설·희롱 땐 고발하기로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김모(50) 씨는 지난해 경남 창원시가 운영하는 민원콜센터로 204차례나 전화를 걸어 여성 상담원에게 성희롱 을 하고 욕설을 했다.
이모(47) 씨는 지난해 147회나 창원시 민원콜센터로 전화를 걸어 2시간 이상 민원과 상관없는 혼잣말을 하면서 상담원을 괴롭혔다.
그러나 상담원들은 전화를 먼저 끊을 수가 없었다.
민원인을 친절히 응대해야 한다는 의무감과 먼저 전화를 끊으면 악성민원 여부와 상관없이 민원 응대를 잘 못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어서였다.
악성민원때문에 창원시 민원콜센터가 매달 신규 채용 공고를 낼 정도로 상담원 이직율이 매우 높다.
현재 일반 상담원 18명 중 3년 이상 일한 사람은 1명에 불과하다.
창원시는 악성 민원인으로부터 상담원을 보호할 목적으로 새로운 대응 지침을 만들어 5월부터 운영한다고 24일 밝혔다.
우선 창원시는 상담원이 맨 처음 전화를 받을때 "상담 내용이 녹음됩니다"란 안내 코멘트를 넣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상담 내용을 녹음하면서도 상담원 코멘트에는 이를 밝히지 않았다.
또 민원인이 성희롱이나 욕설, 폭언을 하면 상담원이 최대 3번까지 중지를 요청한 후 그래도 듣지 않으면 상담원이 먼저 전화를 끊을 수 있도록 했다.
그래도 다시 전화를 걸어와 욕설 등을 하면 경찰에 고발조치하기로 했다.
이성민 창원시 시정혁신담당관은 "친절하게 민원을 안내하려면 상담원들이 오래 근무해 시정에 대한 내용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며 "시 차원에서 상담원들을 악성민원으로부터 적극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창원시는 2012년부터 민원 콜센터를 운영해왔다.
현재 상담원 1명이 매일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평균 80∼90건의 민원을 전화로 처리한다.
seam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