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 창건일에 저강도 도발하나…軍, 북한군 동향 주시
핵실험·ICBM 등 전략도발보다는 탄도미사일 발사 가능성
칼빈슨호 한반도로 이동 중…北, 연일 "항모 수장" 위협
北 도발 없이 4월 넘기면 '대화' 계기 마련될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군 당국은 북한군 창건일(25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군 동향을 정밀 감시하고 있다.
북한이 올해 군 창건 85주년을 기념해 내부 결속과 군내 사기진작 등의 차원에서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대형 도발 가능성이 꾸준히 예견돼왔기 때문이다.
우리 군은 전술정찰기 RF-16과 백두·금강 정찰기 등의 출격 횟수를 늘려 북한군 동향을 감시하고 있고, 주한미군도 U-2 고공전략정찰기 등을 통해 북한군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정보판단 및 분석 요원들의 근무 형태도 바짝 조인 상황이다.
북한은 24일 오전 현재까지 전술적 도발 준비로 판단할 만한 움직임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다만, 핵실험이나 ICBM 발사 등은 언제든 가능하기 때문에 전략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전술적 도발 준비로 판단할만한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다만, 전략 도발 가능성은 항상 있기 때문에 긴장감을 늦추지않고 감시태세 강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등의 저강도 도발할 가능성은 크다"고 말했다.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 전단도 북한의 도발 억제를 위해 한반도 쪽으로 이동하는 중이다.
칼빈슨호는 전날부터 태평양의 필리핀 앞바다 부근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아시가라'와 '사미다레' 등 호위함 2척과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 칼빈슨 항모전단은 3~5일간 훈련을 할 계획이라고 일본 언론은 보도했다.
우리 군도 칼빈슨 항모전단과 연합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주한미군 측과 연합훈련 일정 등을 협의 중"이라며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데 중점을 두고 훈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칼빈슨 항모전단은 일본 호위함과 훈련 일정 등을 감안하면 오는 28일 전후로 동해상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25일께면 한반도 작전전구(KTO)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폭기 등 항공기 70여대를 탑재한 칼빈슨호는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며 웬만한 나라의 전투력과 맞먹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칼빈슨호와 함께 움직이는 9천200t급 구축함인 웨인 E. 메이어함(DDG 108)과 마이클 머피함, 9천600t급 순양함 레이크 챔플레인함(CG 57)에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등이 탑재되어 있다. 토마호크는 2천㎞ 이상의 거리에서 목표물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무기이다.
이런 막강한 전투력을 갖춘 칼빈슨 항모전단이 한반도로 이동하는 데 대한 북한의 심리적 두려움은 관영매체 등을 통해 토해내는 '언어 폭탄'에 반영되어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논설을 통해 "우리의 혁명적 무장력이 전 세계가 벌벌 떠는 미핵항공모함을 한갖 육실하고 비대한 변태동물로 보며 단매에 수장해버릴 만단의 전투준비를 갖춘 것은 우리 군대의 군사적 위력을 보여주는 하나의 실례"라고 주장했다.
대남 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도 이날 '인민군 군관 류철벽' 명의로 내놓은 논평에서 북한은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와는 다르다며 "세계는 경거망동하는 미국의 거만한 항공모함들이 거대한 파철더미가 돼 어떻게 수장되는지, 미국이라는 나라가 이 지구 상에서 어떻게 사라지는지 명백히 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미국 항공모함을 단번에 수장시킬만한 무기를 아직 보유하지 않고 있다. 스커드 미사일을 개량한 대함탄도미사일을 개발했을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고, 항모전단의 대공 요격망을 뚫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중국의 '둥펑-21'(DF-21, 사거리 900∼1천500km) 대함미사일 정도의 위력을 갖춰야만 항모를 겨냥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북한의 거듭된 '항모 수장' 위협에 대해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군사적인 충돌을 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을 위협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과 동맹국들을 향한 위협엔 상응하는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이 실행되면 미국도 즉각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한편 북한의 도발없이 4월을 넘기면 '대화'를 위한 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외교가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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