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가맹점 포인트적립 최고수수료 5%→2%로 내린다
고객이 적립받는 포인트, 가맹점이 부담하는 구조
홍보·무이자할부 등 가맹점 혜택 계약서에 명시해야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오는 6월부터 카드사가 포인트 적립 마케팅의 대가로 가맹점에서 거둬들이는 수수료율 최고 한도가 결제액의 5%에서 2%로 내려갈 전망이다.
카드사가 가맹점에 과도한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는 금융당국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23일 발표한 '신용카드회사의 포인트 가맹점 영업 관행 개선' 방안에 카드사들이 매출액의 최고 5%인 포인트 적립 수수료율을 2%로 자율 인하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앞으로 카드사들은 2%가 넘는 포인트 적립 수수료율을 부과하려면 가맹점주에게 '수수료 부과에 동의한다'는 확인서를 받아야 한다. 카드사가 가맹점들에 적용하는 평균 포인트 적립 수수료율도 알려줘야 한다.
카드사는 음식점·슈퍼마켓·옷 가게 등과 제휴를 맺고 제휴 가맹점에서 결제하는 회원에게 추가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마케팅을 하고 있다.
가맹점 입장에서 포인트 가맹점이 되면 카드사가 광고·홍보를 대신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카드사는 회원들에게 인터넷 홈페이지나 브로슈어 등을 통해 포인트 가맹점 위치를 알려주고 무이자 할부 등의 프로모션도 한다.
이 대가로 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연 매출액의 0.8∼2.5%) 이외의 포인트 적립 수수료를 따로 받는다. 포인트 적립 수수료율은 0%에서 최고 5%까지 다양하지만, 평균 수수료율은 0.39% 정도다.
카드사별로는 NH농협카드의 평균 포인트 수수료율이 0.95%로 가장 높고 하나카드(0.70%), KB국민카드(0.56%) 순서다.
문제는 포인트 가맹점 모집·운영 과정에서 가맹점주들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데다, 포인트 적립에 드는 비용을 가맹점에 지나치게 전가하는 구조다.
포인트 가맹점 계약서에는 카드사가 제공하는 무이자 할부, 홈페이지 혜택 등이 명시돼 있지 않아 카드사 프로모션이 소홀하더라도 가맹점들이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카드사가 포인트 가맹점 모집 때 가맹점이 얻는 혜택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계약서에 해당 내용을 기재하도록 했다.
포인트 가맹점 계약을 갱신할 때는 전화, 서면, 홈페이지, 문자메시지 등으로 가맹점주에게 동의를 받아야 한다.
지금은 가맹점이 따로 해지 의사를 표하지 않으면 카드사가 매년 포인트 가맹점 계약을 자동으로 연장하고 있다.
또 포인트 가맹점 계약을 갱신할 때는 안내문에 그간 가맹점이 부담한 포인트 적립 수수료 총액과 카드 회원이 가맹점에서 사용한 포인트(가맹점이 얻은 마케팅 효과)를 안내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가맹점이 계약 생신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인터넷 이용이 어려운 고령 사업자나 재래시장 상인도 카드사가 포인트 적립 수수료를 얼마나 떼갔는지 알 수 있도록 원하는 가맹점주에겐 문자메시지를 통해 수수료율을 안내해줘야 한다.
고객이 포인트 가맹점에서 쌓은 포인트가 소멸할 경우에는 가맹점에 환급해주거나 별도 계정에 쌓아 포인트 가맹점 마케팅에 이용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카드사는 포인트 가맹점 수수료도 적립 후 5년이 지나도 회원이 사용하지 않아 소멸할 경우 다른 포인트와 똑같이 카드사 수익으로 귀속시킨다.
김태경 금감원 상호여전감독국장은 "5년이 지나 소멸하는 포인트는 연간 105억원 수준"이라며 "향후 이 금액만큼이 가맹점에 환급되거나 가맹점 마케팅에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6개 카드사와 제휴한 포인트 가맹점 수는 41만9천곳(카드사별 중복 포함)에 이른다.
이 중 가맹점의 연 매출 규모가 2억원 이하인 곳이 20만9천곳으로 절반을 차지한다. 매출액이 3억원 이상인 곳은 17만9천곳(42.7%)다.
지난해 가맹점이 부담한 포인트 적립 수수료는 모두 1천323억원이다.
카드사별로는 대형마트·홈쇼핑·편의점 등 매출액이 높은 포인트 가맹점이 많은 BC카드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액이 507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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