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北, 대선 2주전 무력 도발 가능성"
과거 北도발 통계 근거로 예측…'인민군 창건일' 도발 가능성 지목
"트럼프, 과거와 달리 대북정책 예측 어려워…결단력 있을 수 있어"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18일(현지시간) 한국의 대통령선거(한국시간 5월9일) 당일을 기준으로 약 2주 전부터 북한이 무력 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차 석좌는 이날 워싱턴D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CSIS의 통일전문 웹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의 통계 예측 자료를 근거로 이같이 주장했다.
특히 그는 대선일로부터 정확히 2주 전인 오는 25일이 '조선인민군 창건일'이면서 태양절(김일성 생일)로부터 정확히 열흘 뒤라는 점을 강조했다.
1958년 이후 한국의 대선과 총선일을 전후로 일어난 북한의 무력 도발을 통계화한 CSIS 자료에 따르면, 김일성 정권 때는 평균 10주, 김정일 정권 때는 평균 11주 만에 군사 도발이 발생했다.
세습 정권 3대째인 김정은 집권 이후에는 이 기간이 더욱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일을 전후로 약 2주인 15일 사이에, 총선 전후로는 불과 이틀 사이에 군사 도발이 일어났다. 대선과 총선 전후를 합친 평균 기간은 6.5일로 집계됐다.
군사 도발의 양상도 크게 달라졌다.
초기에는 남한의 소요 사태를 노린 북한의 간첩 침투나 게릴라전 형태의 도발이 많았고, 이후 휴전선이나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의 충돌이 빈발했다.
그러나 북한이 비대칭 전력 증강에 집중하면서 근래에는 핵 실험과 탄도 미사일 발사 실험, 사이버 군사작전 등으로 도발 양상이 급변하고 있다.
다만 차 석좌는 북한이 대선 2주 전에 군사 도발을 감행하더라도 대선에 정치적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일 것으로 단정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그는 지난 2002년 대선이 끝난 지 67일만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취임식 당일에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한 사실을 예시하기도 했다.
차 석좌는 또 이 같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일본·중국과의 관계 악화 등을 거론하며 "한국의 차기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큰 도전과 어려움에 직면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차 석좌는 과거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대응과 관련해 "지난 25년간은 너무나 예측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기조와 관련, "지난 '8년간의 우유부단함'이라고 비판하는 것에서 보듯, 완력을 추구하는 정책이고, 예측하기 어려우며, (정책 결정 과정에서) 결단력이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정부 8년 동안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것이라고 우려한 적이 있느냐"고 덧붙였다.
또 '항모 전단을 한반도 근해에 보내는 것은 '도발적'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이는 미국이 통상 취하던 기조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차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충분한 지식을 갖고 행동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 참모들로부터 보고받은 많은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lesl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