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방대법, 아칸소 주의 '11일간 8명 사형집행' 제동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 연방대법원이 아칸소 주의 수감자 8명에 대한 사형집행을 사실상 거부했다.
18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연방대법원은 전날 저녁 레슬리 루트리지 아칸소 주 검찰총장이 항소한 사형수 돈 데이비스에 대한 사형집행 유예를 취소해달라는 요구를 기각했다.
이번 판결은 데이비스의 사형집행 영장 시한만료 15분 전에 내려졌다. 사형수의 사형집행 직전 법원이 개입해 집행이 중단된 것은 7년 만에 두 번째 사례라고 방송은 전했다.
이에 따라 당초 17일부터 27일까지 11일간 사형수 8명에 대한 사형집행을 하려던 아칸소 주의 계획은 중대한 차질을 빚게 됐다.
앞서 데이비스와 부르스 워드 등 사형수 2명은 전날 사형이 집행될 예정이었으나 법원에 사형집행 연기 신청을 제기했고, 아칸소 주 대법원은 이들의 요구를 승인했다.
이에 아칸소 주는 연방지법과 주 대법원에서 잇따라 사형집행 중단 결정을 내리자 데이비스의 사형집행 연기를 취소해달라며 연방대법원에 상고했다.
아사 허치슨 주지사는 성명을 내고 "대법원의 결정에 매우 실망했다"면서 "피해자 가족의 정의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법정에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아칸소 주의 사형집행 계획은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인 반발을 불러일으켰다.국제인권단체들은 "아칸소 주의 사형집행 계획은 또다른 살인"이라며 반대했다.
아칸소 주가 수감자 사형집행에 나선 것은 2005년 이후 12년 만이다. 형 집행에 필요한 약품 부족, 법적 문제 등으로 그동안 사형집행을 미뤄왔다.
실제로 주 정부가 '11일간 8명 사형'이라는 유례없는 극약 처방을 내린 데는 사형집행용 주사약물인 미다졸람의 사용 기간이 이달 30일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취주사제인 미다졸람의 부작용으로 사형수들이 마취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극심한 고통을 겪으며 숨진 사례가 이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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