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러 정부 공식입장과는 달라"…대미 관계 입장 혼선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의 친정부 성향 보수 언론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난한 데 대해 크렘린궁이 해명에 나서는 등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이 혼선을 빚고 있다.
러시아 관영통신사 '로시야 세보드냐'(러시아 오늘) 사장이자 전(全)러시아TV·라디오방송사(VGTRK) 부사장인 드미트리 키셀료프는 16일(현지시간) 자신이 진행하는 VGTRK 산하 TV방송 채널 '로시야1'의 일요 시사프로그램 '베스티 네델리'(이주일의 뉴스)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 김정은보다 더 예측불가능해져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선 기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우호적 발언을 하고 취임 직후에도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시리아 정책 등에 공감하는 듯한 발언을 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미 행정부가 최근 들어 주요 국제현안에서 러시아와 대립각을 세우는 데 대한 비판이었다.
특히 미군이 러시아가 지원하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공격을 이유로 시리아 공군기지를 폭격하는 등의 공세적 정책을 취하는 것을 염두에 둔 비난으로 해석됐다.
러시아 최대 방송 채널 유명 앵커인 키셀료프의 이 같은 발언은 얼마 전까지 한목소리로 트럼프를 두둔하고 치켜세우는 논조의 방송을 해온 현지 주요 언론매체들의 보도 논조와는 크게 달라진 것이었다.
키셀료프의 발언에 대해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17일 "이는 독립적 분석가의 발언으로 그의 발언을 러시아의 공식입장과 동일시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통 키셀료프의 견해는 (러시아의 공식 입장에) 가깝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보다 더 불안한 지도자로 묘사한 주요 관영 언론의 논평을 진화하려는 시도였다.
러시아는 지난주 러시아를 방문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최악 수준인 양국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해 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키셀료프는 러시아의 대표적 친정부 성향 언론인으로 야권 인사를 나치에 비유하고 동성애자의 헌혈과 장기 기증까지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러시아가 미국을 방사능 잿더미로 만들 수 있다는 등의 과격한 발언을 하며 물의를 일으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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