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스마트폰업계, 중국산 시장점유율 급등에 비상
"반덤핑 관세 매겨라"…정부에 수입 규제 대책 요구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저가'를 내세운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점유율이 급등하자 인도 토종 업체들이 중국산 스마트폰에 반덤핑 관세를 매기는 등 정부가 수입 규제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인도 최대 토종 스마트폰 기업인 마이크로맥스의 최고마케팅경영자(CMO) 수바지트 센은 1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 기업들은 중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성장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인도 정부가 중국처럼 (인도 기업에) 보조금을 줄 수 없다면 양국 기업들의 격차를 줄이기라도 해야 한다"면서 수입 스마트폰 완제품과 부품에 관세 등 부담금을 증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인도 업체 인텍스 설립자인 나렌드라 반살은 중국 기업들이 정부로부터 받는 재정지원을 고려할 때 중국에서 수입되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중국 기업의 인도 내 공장에서 제조되는 스마트폰에도 추가 부담금을 매길 것을 요구했다.
한때 시장 점유율 3위권에 들었다가 현재 5위권 밖으로 밀려난 인도 스마트폰 기업 카르본의 프라딥 자인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기업들은 광고비 지출도 엄청나다"면서 "정부가 무슨 수를 쓰지 않으면 인도 업체들은 물론 인도 정부도 큰 손실을 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도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정부 측에 이러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비보, 샤오미, 레노버, 오포 등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46%로 전년 같은 기간 14%에서 급성장했다.
반면 인도 토종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2015년 4분기 54%에서 지난해 4분기 20%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인도 시장 점유율 1위는 인도에 스마트폰 제조 공장을 둔 삼성전자가 유지했지만, 점유율은 2015년 4분기 29%에서 지난해 4분기 24%로 줄었다.
하지만 정부 수입 규제가 인도 기업의 점유율 회복에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닐 샤 애널리스트는 중국 기업들의 인도 현지 생산 비율이 75%에 이르러 인도 기업들의 자국 내 생산 비율과 거의 비슷하다면서 반덤핑 관세 등 수입품에 대한 규제는 "인도기업의 '자살행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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