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위기라고? 일본 혐한류 극복을 돌아보자"
신간 '한류 메이커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때문에 한류가 위기에 처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지만 이런 한류의 위기는 새로운 게 아니다.
2012년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과거사에 대한 일왕 사과 요구 이후 한일관계가 경색되면서, 2002년 드라마 '겨울연가'로 시작돼 10년간 지속했던 일본 내 한류 열풍은 급격히 식었다.
일본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반한, 혐한으로 돌아서면서, 최근 중국처럼 한국 배우가 출연하는 한류드라마의 TV 방영에 제동이 걸렸다. 앞서 불티나게 팔리던 한국 상품·콘텐츠·서비스 수요가 줄면서 한류 상점들은 문을 닫았다.
하지만 이 같은 일본 내 한류의 후퇴는 한국 콘텐츠 업체들이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이는 중국 내에서 '태양의 후예', '런닝맨' 같은 한국산 방송 프로그램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다양한 한국 배우와 아이돌들을 한류 스타로 등극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신간 '한류 메이커스'(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펴냄)는 지난해 7월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발표 후 시작된 중국의 보복 조치 속에서 한류를 이끈 국내 문화콘텐츠 업계의 분투기를 모았다.
아울러 한한령으로 인한 한류의 위기를 역사적인 시각에서 진단한다.
책은 한류가 1993년 드라마 '질투'의 중국 수출로 시작돼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기까지 20여 년 동안, 예측할 수 없는 정치·외교적 변수와 주변 국가들의 시기와 폄훼로 인해 늘 위기나 마찬가지였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과거에도 그랬듯이 당면한 위기가 새로운 길을 찾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한령이 지나치게 높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한류 산업 전반을 발전적으로 재정비할 기회라는 것이다.
책은 두 가지의 구체적인 한한령 해법을 제시한다. 우선 한한령으로 어려워진 한류 콘텐츠 업체들이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해 다양한 수출 판로를 개척할 수 있게 지원하는 정부의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또한 콘텐츠 업체들은 중국 자회사 설립을 통한 직접 진출, 한류 시스템을 이용한 중국 스타 발굴, 한중 합작 콘텐츠 제작 등 중국 규제를 뚫거나 우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제는 단순히 한류 콘텐츠를 수출·유통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한류 현지화'에 나설 때라는 것이다.
김덕중·남상현 등 지음. 404쪽. 1만9천원.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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