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도 '사드 보복' 피해…3월 중국 수출 6% 감소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정빛나 기자 =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식품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정부의 보복성 조치가 전방위로 확산하는 가운데 각종 규제와 불매운동 여파로 지난달 대(對) 중국 식품 수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으로의 식품 수출액은 8천730만 달러로 작년 3월 9천250만 달러에 비해 5.6% 감소했다.
지난달 전체 국가로의 식품 수출액은 8.9% 증가했지만, 주요 수출국인 중국에서는 정반대 성과를 낸 것이다.
수출액은 전체 식품 중 수산물을 제외하고 농산물, 축산물, 가공식품 등의 수출 실적을 집계한 수치이다.
대중국 수출액은 1월에는 14.5% 감소했으나 2월에는 56.1% 뛰었다.
지난해에는 춘제(春節·중국의 설)가 2월 초였으나, 올해에는 1월 말이어서 1월과 2월 수출은 차이가 컸다. 춘제 기관 수출입이 중단돼 수출업체들이 수출 시기를 조정하기 때문이다.
1~2월 대중국 수출액을 누계로 보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5% 증가했다.
그러나 1~3월 누계는 3월 수출 부진으로 7.4%로 증가율이 둔화했다.
3월까지 중국 수출 비중은 14.8%로 지난해 연간 수출 비중 17.0%보다 낮아졌다.
식품업계에서는 사드 보복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한국식품산업협회 관계자는 "한국 상품을 많이 취급하는 중국 롯데마트의 영업이 대부분 중단됐고 여러 유통업체가 한국 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며 "3월부터 중국으로의 식품 수출이 어려워지고 있으며 현지 진출 업체들도 영업 규제 등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업체들은 중국 수출 때 심사가 매우 까다로워졌으며 전수 조사 등으로 통관이 지연되는 사례도 늘었다고 호소하고 있다.한국산 식품 통관 거부 사례는 2015년 93건에서 지난해 161건으로 73.1% 급증했다. 올해 1월에는 6건이 보고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꼬투리를 잡는 등 통관 자체를 예상할 수 없어 유통 계획을 세우는 데 차질을 빚고 있다"며 "판촉이나 광고 활동 등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제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부정적 인식이 커지고 있어 큰일"이라고 말했다.
현지 한국 식당들에 대한 영업도 거의 불가능한 상태여서 식당용 물량 공급도 평소보다 8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은 상대적으로 유통기한이 짧아 통관 지연 등으로 인한 피해가 크며, 앞으로 통관이 정상적으로 진행된다고 해도 반한(反韓) 감정과 불매운동이 지속되면 타격은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다.
농식품부는 최근 업계 관계자와 수출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도 업계는 여러 규제와 벌금 납부 등으로 신규 투자가 위축되는 등 중국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통관 지연 등 비관세장벽 강화로 애로가 크다며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대중 수출 기업에 대해 사드 피해에 따라 맞춤형 지원을 추진하겠다"며 "수출 관련 예산을 조정하고 해외 진출 대형유통업체와 연계해 시장 다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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