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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 떠안은 文…경선후유증 딛고 黨화합·'비문연대'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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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 떠안은 文…경선후유증 딛고 黨화합·'비문연대' 차단

안희정·이재명 지지층 흡수 최우선…"포용적 어젠다 필요"

非文진영·安風 돌파도 과제…"정권교체론서 더 나가야"

집권 대비 '섀도 캐비닛'도 준비, 연정 카드 꺼낼까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3일 '대세론'을 앞세워 마지막 순회경선인 수도권 순회투표에서 누적 득표율 과반을 달성,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첫 순회경선부터 4전 전승으로 탄탄대로를 달린 문 후보지만, 일각에서는 본선에서도 대세론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당 밖에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상승세가 뚜렷하고 '비문(비문재인) 연대' 형성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어, 문 후보는 안으로는 경선후유증을 넘어 당을 화합시키고 밖으로는 이들의 도전을 꺾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여기에 당내 경선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효과를 봤던 '적폐청산' 구호만으로는 본선 확장력에 한계를 가질 수 있으므로 이제는 새로운 어젠다를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 安·李 지지층 이탈 막고 화합 이뤄야…'대연정론' 등 고민 = 당 안팎에서는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경선 경쟁자였던 안희정 충남지사나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지층을 흡수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문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30%대 '박스권'에 갇혀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돌파하고 선두주자로서 자리를 더욱 확고하게 하려면 안 지사나 이 시장의 지지율이 다른 당 후보에게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붙들어 매는 것이 필수라는 것이다.

문 후보도 이를 의식한 듯 수락연설문에서 "안희정의 통합 정신, 이재명의 정의로운 가치, 최성의 분권 의지, 이제 저의 공약이다. 이제 우리의 기치다"라고 강조했다.

안 지사와 이 시장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이어서 직접 선거를 뛰지는 못하는 만큼 이들 캠프에 몸담았던 인사들을 선대위에 합류시키는 방향을 우선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인적결합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예를 들어 안 지사의 대연정론에 대해서는 문 후보가 안 지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너무 강하게 선을 그은 면이 있다"며 "이 과정에서 안 전 대표 지지자들의 감정에 상처가 났을 수 있는데, 이를 어떻게 불식시키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시장에 대해서도 선거 과정에서 그가 보여준 선명성을 어떻게 녹여내느냐가 중요하다고 윤 센터장은 설명했다.

당내 비문 진영과 어떻게 화합하느냐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당 지지율이 각종 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하는 만큼 당내 화합만 제대로 이뤄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리라는 것이 문 후보 측의 기대다.

비문진영을 중심으로 원심력이 강해질 경우 당 밖의 비문연대 움직임과 맞물리면서 문 후보로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비문 인사들을 최대한 선대위에 포용하는 것은 물론, 각종 현안에 친문(친문재인)과 비문 등 진영논리를 뛰어넘는 태도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문 후보는 수락연설문에서 "분열과 갈등의 시대는 끝나야 한다. 국익보다 앞서는 이념도, 국민보다 중요한 이념도 없다"며 "좌우를 나누고 보수-진보를 나누는 분열의 이분법은 쓰레기통으로 보내고 새로운 국민의 역사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 비문연대에 "정권교체 반대 연대" 견제…"安風 넘으려면 새 어젠다 필요" = 당 밖으로는 비문연대 움직임과 '안풍(안철수 바람)'을 차단하는 것이 급선무다.

우선 비문연대가 이뤄지면서 대선 경쟁이 '문재인 대 비문재인' 구도로 이뤄진다면 아무래도 문 후보 쪽이 의혹공방에서 수세에 몰릴 수 있다.

나아가 후보 단일화를 통한 양자대결 가능성도 일각에서는 계속 거론되고 있다.

문 후보 측에서는 비문연대에 대해 "정권교체를 반대하는 정치공학적 연대"라고 비판하며 견제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 전 대표가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과 조금이라도 손을 잡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면 '문재인 대 비문재인'이 아닌 '정권교체 대 정권연장'의 프레임을 앞세워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문 후보도 수락연설문에서 "반문연대, 비문연대는 정권교체를 겁내고 저 문재인을 두려워하는 적폐연대에 불과하다. 저는 어떤 연대도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통화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이후 국민은 앞으로 우리 사회를 어떻게 만들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적폐청산이나 정권교체론이 계속 유효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 역시 "박 전 대통령 구속 이후 심판론이나 정권교체론에 대한 여론의 지지는 다소 조정될 수밖에 없다"며 "이제 문 후보가 미래를 향해 어떤 새로운 어젠다를 보여줘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안 전 대표에 대해서도 '정권연장론' 공세보다는 오히려 준비된 후보임을 앞세워 안정감에서 우위를 보여주거나, 미래 지향적인 어젠다를 발굴해 생산적 경쟁을 통해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이 납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섀도 캐비닛·연정 등 집권後 구상 고민…"통합 비전 보여야" = 일각에서는 이번 조기 대선의 경우 인수위가 없는 만큼 집권 후 국정운영 구상을 어떻게 제시하느냐도 중요한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금 국회의 의석 구성상 누가 대통령이 돼도 여소야대를 피하기 어려워 대통령과 국회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대해서도 국민 관심이 집중돼 있다.

일각에서는 문 후보가 '소연정'을 통한 협치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 후보는 대연정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지만 국민의당과의 소연정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언급해 왔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문 후보가 연정을 안 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비내각(섀도 캐비닛)에 대해서도 "국민의당에 총리직을 포함, 다수의 장관직을 제안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만일 소연정을 제안하지 않을 경우 정권 초기 개혁 드라이브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선 국민을 설득할 다른 대안을 내놔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아울러 대선 때 내세운 '정권교체', '적폐청산' 못지않게 집권을 한다면 국민통합을 위해 어떤 비전을 보일지도 미리 알려 불안감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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