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美대사 대리 "한미외교회담, 中에 우려표명 기회였다"
대사관 블로그에 기고…"틸러슨, 경제보복 삼가도록 中에 요청"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 대리는 지난 17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 대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포대 한국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응을 다루고 우려를 표명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내퍼 대사 대리는 30일 대사관 블로그에 게재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방한'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틸러슨 장관의 방한 활동을 돌아보며 이같이 밝혔다.
내퍼 대사 대리는 "틸러슨 장관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이번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중국이 반대할 수 있는 권리는 있지만, 미국은 한국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을 부적절하고 우려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틸러슨 장관은 그러한 행동을 삼갈 것을 중국에 요청했고, 중국이 사드 배치를 필요하게 만든 북한으로부터의 위협 증대를 다룰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내퍼 대사 대리의 이런 평가는 당시 틸러슨 장관의 방한에서 중국 견제가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틸러슨 장관의 방한 첫 일정이었던 비무장지대(DMZ) 방문에 대해서는 "북쪽 공동경비구역(JSA)을 둘러봤다"며 "그곳에서 장관은 북한이 계속해서 심각하고 증대되는 글로벌 위협을 가한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어 "또한 미국은 평화를 위해 새로운 외교·안보·경제 조치를 탐색한다는 점을 암시하면서, 모든 국가들이 북한 지도부가 주민들을 위해 더 나은 길, 다른 미래를 선택할 것을 요구할 것을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틸러슨 장관은 당시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윤 장관과의 내외신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을 향해 사드 보복 조치의 자제를 촉구하는 한편,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이 끝났다고 밝힌 바 있다.
내퍼 대사 대리는 틸러슨 장관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회동에 대해서는 "틸러슨 장관이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의 흔들림없는 의지를 강조했다"면서 "한반도와 아태지역의 평화와 안보의 기둥으로서 양자동맹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돌아봤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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