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A 산후조리원 작년 1월에도 신생아 15명 집단감염해 휴원
집단발병해도 과태료가 고작…외부 전염 차단 등 방역강화 필요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신생아 40명 중 16명이 로타바이러스에 집단감염된 청주의 모 산후조리원은 1년여 전에도 신생아들이 로타바이러스에 집단 감염돼 휴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산후조리원 측이 감염 관리를 허술하게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지만, 과태료 처분 말고는 별다른 규제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보완책이 필요해 보인다.
31일 청주시 서원보건소에 따르면 청주시 A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 수용된 아기 40명 중 16명이 로타바이러스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로타바이러스는 면역력이 약한 생후 3∼35개월 영유아에게 주로 감염되고 구토와 발열, 묽은 설사, 탈수 증세를 일으키며 전파가 빠르다.
신고를 받은 보건소는 A 산후조리원에 대한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A 산후조리원 내부에 있는 균이 신생아들에게 옮겨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환경검사를 했다.
의료진과 더불어 종사자, 전반적인 산후조리원 시설에 대한 검사가 이뤄졌고 그 결과 내부에서 로타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내부에서는 감염원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 산후조리원은 지난해 1월에도 수용된 신생아 51명 중 15명이 로타바이러스에 집단으로 감염돼 몸살을 앓았다.
이로 인해 휴원까지 했다. 재개원한 A 산후조리원은 신생아 1명당 개인용품을 사용하게 하고 소독을 철저히 하는 등 감염 관리를 강화했다.
지정보호자 1인을 제외하고는 방문객 출입을 제한했다.
그러나 1년여 만에 또다시 신생아들이 로타바이러스에 집단 감염돼 예방에 허점이 있었음을 보여줬다.
보건당국은 A 산후조리원과 같은 건물에 있는 산부인과를 드나드는 외부인에 의한 감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A 산후조리원이 건물 4~5층에 있고, 산부인과는 그 아래층에 있다. 산부인과에서 출산하면 산후조리원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철저하게 출입이 통제된 산후조리원과는 달리 산부인과는 환자 가족이나 지인 등 외부 방문객이 자주 출입한다.
외부에 쉽게 노출된 산부인과에서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신생아가 산후조리원으로 이동해 균을 다른 신생아들에게 전파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한정호 충북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로타바이러스는 대부분 사람 간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데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며 "외부에 노출될수록 감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A 산후조리원이 내부 환경은 관리에 신경 썼지만, 외부인에 의한 감염 관리에 대해서는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산후조리원은 지난 29일부터 신생아실을 잠정 폐쇄 조치하고 또다시 시설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현행법상 신생아 감염병이 발생해도 과태료 부과 말고는 별다른 규제가 없다.
이렇다 보니 로타바이러스 감염병 발생이 전국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국 103개 표본감시기관을 통해 로타바이러스 환자를 확인한 결과, 올해 10주차(3월 5∼11일) 환자 수는 102명으로, 1주차(1월 1∼7일) 37명보다 2.8배 많았다.
특히 작년에 보고된 총 14건의 로타바이러스 유행 사례 중 11건이 산후조리원·신생아실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의료진이나 종사자들은 신생아를 돌보기 전후에 철저히 손을 씻어야 하며 담요와 의복 세탁, 젖병 등 공동물품 살균과 소모품 폐기 등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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