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ARS 기권표 10만명…일각서 "黨 선거관리 문제" 지적도(종합)
문제된 '사전투표 유출사태'…실제 결과서 유사한 득표율 보여
(광주=연합뉴스) 박경준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27일 호남 경선 결과에서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 중 10만여 표가 기권으로 집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무효표가 지나치게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당 지도부는 지난 2012년 대선 경선보다 오히려 10%포인트가량 투표율이 올라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이날 광주광역시 광주여대 시립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개최한 호남경선에서 문 전 대표가 59.9%(13만3천130표), 안희정 충남지사가 20%(4만4천515표), 이재명 성남시장이 19.7%(4만3천888표)를 각각 얻은 ARS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기권표는 10만4천25표에 달했다.
이 같은 결과가 발표된 직후 민주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기권처리된 표가 너무 많다는 취지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ㅇㅇ'라는 닉네임의 한 시민은 "ARS 기권표 10만 장난하냐? 그렇게 크게 했으면 제대로 해야될 것 아닌가"라면서 "돈 낭비를 하나. 민주당에 정이 똑 떨어진다"라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글에서는 "주소, 주민번호, 인증번호까지 번거롭게 해서 투표 의사를 밝힌 사람이 투표를 안 한다? 이건 정말 아니라고 본다"면서 "이해가 안 간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2∼3위 후보 진영에서도 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22일 투표소 투표 결과로 추정되는 자료가 유출되는 '사고'가 있었던 터라 더욱 민감하게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실제 이날 발표된 사전투표 결과에서 문 전 대표가 65.2%(8천167표)로 1위를 기록했고, 안 지사가 19.6%(2천451표), 이 시장이 14.9%(1천862표)를 기록한 내용은 유출된 자료와 '경향성' 면에서 거의 흡사했다. 당시 퍼졌던 광주지역 득표결과 자료를 보면 문 전 대표는 60.72%, 안 지사는 19.46%, 이 시장은 19.42%였다.
안 지사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10만 표면 좀 많은 것 같다"면서 "당장 알아보고 필요한 경우 문제제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 측 관계자도 통화에서 "투표를 했는데 기권표가 된 것인지, 아예 투표를 안 한 것인지 당에서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면서 "문제의 소지가 있는지를 내부 회의에서 검토한 뒤 당에 확인을 공식 요청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25∼26일 호남권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ARS 투표를 한 민주당은 첫날인 25일 5번 전화를 시도한 뒤 26일 오전에 '당으로 연락을 달라'는 내용의 안내메시지를 보내고, 여기에도 응답을 하지 않을 경우 기권표 처리를 했다고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당한 절차로 진행됐다"면서 "문제 될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12년 대선 경선에서는 ARS 투표율이 58%였다"며 "이번에는 10% 가량 올라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 호남지역 ARS 선거인단의 숫자는 애초 27만명이었지만, 권리당원 중 현장투표에 응하지 않은 5만명이 늘어 32만명이 투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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