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가덕도 전통 숭어잡이 기계식 어업으로 바뀐다
어민 고령화로 '육소장망' 대신 기계식 들망어업 대체
3년간 시범어업으로 어장환경 점검 뒤 법령 개정 추진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부산 가덕도의 전통 고기잡이 방법인 '육소장망' 숭어잡이가 세월에 밀려 기계식 어법으로 바뀐다.
육소장망 숭어잡이는 고기가 들기 쉬운 길목에 그물을 깔아두고 기다리다가 육지 망루에서 망을 보던 어로장(망수)이 물 빛깔과 그림자 등을 보고 신호를 하면 배에 탄 어부들이 일제히 그물을 들어 올려 고기를 잡는 전통 어법이다.
들망어업이라고도 하며, 물살이 잔잔한 만 등에서 주로 이뤄져 부산 가덕도의 전통 숭어잡이 어법으로 명맥을 이어왔다.
하지만 육소장망으로 고기를 잡기 위해서는 베테랑급 어로장과 함께 6척의 소형 어선과 30여 명에 달하는 어부가 필요하다.
부산 가덕도에는 현재 133명의 어촌계원이 3월부터 5월까지 육소장망 어법으로 숭어잡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갈수록 어가 수가 줄고 어부들도 평균 연령이 60대 초중반을 넘어 고령화되면서 더는 전통 어법을 이어가기에 어려움이 많다.
소형 목선을 타고 기다렸다가 한꺼번에 힘을 써 그물을 들어 올리는 고기잡이 과정에서도 나이 든 어민들의 부상 위험이 높다.
부산시는 가덕 어촌계의 현실을 고려해 육소장망 어법을 기계식으로 바꾸기로 하고 올해부터 국립수산과학원과 함께 지속가능한 어업환경을 검토하기 위한 가덕 숭어잡이 시범어업에 나선다고 22일 밝혔다.
기계식 들망어업은 목선 대신 기계식 장비를 숭어가 들만 한 장소에 설치한 뒤 육지 망루에서 어로장이 신호하면 와이어 레버를 당겨 그물을 들어 올려 고기를 잡는 방식이다.
그물을 올리면 기다리던 관리선이 어장에 들어가 잡힌 숭어를 운반선으로 옮긴다.
6척의 어선 대신 관리선과 운반선 정도만 있어도 숭어잡이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문제는 기존 전통 어로법에 비해 어획강도가 높아 어자원 보호 등 지속가능한 어업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기존 육소장망 어업은 정해진 어장에 목선으로 작업하면서 하루 1천500여 마리의 숭어를 잡았다.
부산시와 강서 어촌계 등은 기계식 들망어업은 고기떼를 쫓아다니며 잡는 어업이 아니라 기다리면서 잡는 어업으로, 하루 최대 포획량을 2천마리 이내로 엄격히 제한하면 충분히 자원관리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행 수산업법 시행령에 들망어업은 6척의 어선으로 들망을 설치해 수산동물을 포획하는 어업으로 규정하고 있어 기계식 들망어업을 하기 위해서는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
부산시는 가덕 숭어잡이 어로법을 개선하기 위해 수산과학원과 함께 올해부터 3년간 기계식 들망어업을 시범 실시한 뒤 관련 자료를 모아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전통 어로법으로 명맥을 잇고 있는 가덕 육소장망 어법이 어업인 고령화와 어가 감소로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에 놓였다"며 "어획강도를 조정해 생산량을 조정하면서 어민들 소득도 높이는 방식으로 어획 방법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osep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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