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음반 낸 최성수 "도종환·권재효 시에 곡 붙였어요"
"연말 10년 만의 정규 11집"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평소 시를 좋아해 즐겨 읽어요. 지인들이 좋은 시를 많이 보내주는데 시구에 감동받을 때마다 틈틈이 곡을 붙였어요."
히트곡 '풀잎사랑'과 '동행'으로 유명한 가수 최성수(57)가 1983년 데뷔 이래 처음으로 디지털 싱글을 내며 재미있는 시도를 했다.
그는 21일 발표한 싱글음반 '봄, 시가미다방'(詩歌美茶房)에 현역 국회의원인 도종환 시인과 제주를 대표하는 권재효 시인의 시를 노래로 옮겨 수록했다.
그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멋들어진 표현으로 함축적인 의미를 담아내는 시인들의 노고에 헌사하는 마음으로 이번 싱글을 제작했다"며 "친분이 없는데도 아름다운 노랫말을 허락해 준 도종환, 권재효 시인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도종환의 시에 직접 작곡한 타이틀곡 '다시 오는 봄'은 반복되는 운율과 리듬, 중독성 강한 멜로디가 돋보인다. 최성수가 곡을 발표하기 전부터 공연 등을 통해 대중에게 들려줘 그의 새로운 대표곡으로 손색없다는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그는 "시구를 토시 하나 바꾸지 않고 멜로디에 실으려니 생각보다 작업이 쉽지 않았다"며 "'다시 오는 봄'은 짧은 시여서 곡의 길이 때문에 시인의 허락을 받고 한 구절 정도만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곡 '술 먹게 하는 봄밤'은 권재효 시인의 시를 프렌치풍 멜로디에 녹였다. 그는 우리 언어가 지닌 멋과 은유를 프랑스 작곡가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 1번'을 차용해 표현했다.
그는 "에릭 사티의 코드가 고급스러워서 전주에 첼로 연주로 담았다"며 "아코디언과 피아노, 기타 연주를 더해 감성적인 곡으로 완성했다"고 소개했다.
앞으로 그는 최영미, 고은, 안도현, 김용택, 박종인, 마종기, 이해인 등 많은 시인의 시를 노래로 만드는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최영미 시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와 박종인 시인의 '미술관에서 애인을 삽니다'에도 곡을 붙여놨어요. 올해 꾸준히 싱글로 낸 뒤 연말에 정규 11집으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11집은 2007년 10집 '로망스' 이후 10년 만의 정규 앨범이네요."
장안대학교 실용음악과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강의가 없는 날마다 방송과 공연 등의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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