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몰린 서남원 감독 "떨다가 시즌 마치면 경험도 안 돼"
(대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우리는 우승이나 결승 진출보다는 보너스 게임을 즐기겠다는 마음이다."
여자 프로배구 KGC인삼공사의 서남원(50) 감독이 IBK기업은행과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했던 말이다.
2년 연속 최하위를 전전했던 KGC인삼공사는 올해 돌풍을 일으키며 정규시즌 3위로 3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잃을 게 없다'는 마음으로 젊은 선수가 부담 없이 경기하길 바랐던 서 감독의 구상은 1차전에서 깨졌다.
KGC인삼공사는 18일 1차전에서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IBK기업은행에 1-3으로 패했다.
탈락 위기에 처한 KGC인삼공사는 2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플레이오프 2차전에 나선다.
서 감독은 기자회견장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오늘 (IBK기업은행) 이정철 감독님이 끝낸다고 하셨다면서요. 저희는 못 끝내게 해야 하는데…"라며 입맛을 다셨다.
하지만 서 감독은 1차전을 돌아보며 "거기까지가 실력이다. 한 수 접고 들어가는 건 아니지만, 모두 평가했을 때 그 정도가 실력"이라며 이날 경기 역시 쉽지 않을 것을 암시했다.
3판 2승제인 프로배구 여자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잡은 팀은 100%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벼랑에 몰린 서 감독은 "오늘은 정공법으로 부딪혀 보겠다"면서 "우리 팀이 저력이 있고, (IBK기업은행과) 붙을 만하면 모를까, 지금은 (선수들에게) 강한 것보다 편안함을 줘야 할 것 같다. 그래서 경기 전에도 '오늘 이기고 결승 가자!' 이런 말도 없었다"며 일견 승부에 초연한 모습까지 보여줬다.
대신 서 감독은 "선수들에게 플레이오프 경험만으로 만족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경기력을 보여주는 게 경험이다. 자기 기량 못 펼치고 떨기만 하다가 시즌 마치면 좋을 거 없다. 충분히 자기 기량 펼치게 심리관리 잘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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