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뇌물 법조비리' 부장판사 항소심 오늘 시작
1심 징역 7년, 벌금 2억원…"사법부에 큰 상처" 질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재판과 관련한 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수천(58·사법연수원 17기) 부장판사의 항소심 첫 재판이 14일 열린다.
서울고법 형사3부(천대엽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 돼 1심에서 징역 7년 및 벌금 2억원을 선고받은 김 부장판사의 첫 공판을 연다.
김 부장판사와 검찰이 형량과 법리 오해 등을 이유로 나란히 항소해 결과가 주목된다. 검찰은 1심에서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김 부장판사는 2014∼2015년 각종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정 전 대표로부터 총 1억 8천124만원의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15년 네이처리퍼블릭 제품을 모방한 가짜 화장품 제조·유통 사범을 엄벌해달라는 등 청탁과 함께 정씨 소유의 시가 5천만원짜리 2010년식 레인지로버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을 무상으로 받았다.
이후 취득세와 차량보험료 총 624만원을 정씨가 대신 내게 하고, 차량 매매를 가장해 송금한 5천만원을 포함해 현금 1억 5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김 부장판사는 정 전 대표가 연루된 원정도박 사건, 서울메트로 상가 입찰보증금 반환 추심금 소송에서 유리한 결과가 나오게 재판부에 청탁·알선해주는 명목으로 현금과 수표 총 2천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1심은 증거나 관계자들의 진술을 근거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며 "김 부장판사의 범행으로 사법부와 법관은 존립 근거인 국민의 신뢰를 잃었고, 법과 양심에 따라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한 동료 법관과 법원도 깊은 상처를 입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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