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캘리포니아 48년만의 겨울 강우 끝나자 바로 여름(종합)
작년 10월∼2월 706㎜ 비 내려…1968년 이후 최고 기록
겨울비 덕에 사막주립공원에 야생화 만발…20여년만의 만개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해 캘리포니아 주 남부에 벌써 여름이 찾아왔다.
미 국립기상청(NWS)의 스튜어트 세토 예보관은 "지난 겨울에는 1895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면서 "이번 주말 로스앤젤레스 도심 기온은 화씨 80도(섭씨 26.7도) 이상으로 치솟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주말 기온은 3월 로스앤젤레스 평균보다 화씨로 20도 이상 높다.
기록적인 겨울 강우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뙤약볕이 내리쬐는 여름 날씨로 바뀐 셈이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작년 10월 1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캘리포니아주에 평균 706.3㎜의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이 지역 20세기 평균 강우량(393.7㎜)의 1.8배다.
올 겨울 강우량은 기존 최고 기록이던 1968∼1969년의 694.4㎜를 12㎜ 정도 넘어선 것으로, 48년 만에 역대 최고 강우량 기록을 새로 썼다.
특히 올해 1월부터 비가 많이 쏟아졌다.
로스앤젤레스에는 1월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318.7㎜의 비가 내려 예년 평균 강우량(199.9㎜)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로스앤젤레스 도심에는 올해 들어 469.9㎜의 많은 비가 내렸다.
로스앤젤레스 남부 롱비치 공항에서 측정된 강우량은 올해 들어 358.1㎜로 예년 평균(163.1㎜)의 2배를 넘었다.
세토 예보관은 "겨우내 내린 많은 비 덕분에 캘리포니아 지역의 가뭄은 대부분 해갈됐다"고 말했다.
가뭄 보고서에 의하면 캘리포니아 주에서 약한 가뭄을 겪고 있는 지역은 7%, 심한 가뭄 지역은 1%에 불과하다.
국립해양대기청은 캘리포니아 지역의 강우가 이달부터 끝난 것으로 예측했다. 다행히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강설량이 평균의 178%가량 쌓였기 때문에 눈이 녹아 강으로 흘러들 경우 봄과 여름에도 가뭄 걱정을 덜 수 있을 전망이다.
겨울비 덕분에 샌디에이고에서 동쪽으로 두 시간 거리인 안자 보레고 사막주립공원에는 야생화가 만발했다.
공원 관계자는 "적어도 12년, 아마도 20여 년 만에 들판의 꽃이 가장 만개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오래가지 못할 전망이다. 이번 주말 사막주립공원의 낮 최고기온은 섭씨 32도까지 치솟았다. 공원 측은 야생화가 시들기 전에 장관을 구경할 것을 권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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