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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헬멧 강타에도 버틴 이대호, 대표팀 투지 불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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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헬멧 강타에도 버틴 이대호, 대표팀 투지 불 당겼다

강속구에 헬멧 맞고도 교체 거부…2루타로 설욕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거구가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었다.

어지간한 고통은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이대호(35·롯데 자이언츠)지만, 헬멧에 정통으로 강속구를 맞고는 넘어지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보통 머리에 사구를 맞으면 부상을 염려해 교체하지만, 이대호는 벤치를 향해 계속 뛰겠다는 사인을 보냈다.

이대호의 얼굴에서는 결의를 넘어 분노까지 느껴졌지만, 그게 대만 투수를 향한 건지 이번 대회 답답했던 자신을 향한 건지는 알 수 없었다.

이대호는 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서울라운드 A조 대만과 1라운드 최종전 역시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번 대회 대표팀 야수 최고참인 이대호는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다.

대표팀은 이스라엘과 네덜란드에 연달아 패해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됐고, 이대호 자신도 그 2경기에서 9타수 1안타로 침묵했다.

실망스러운 성적에 야구팬은 대표팀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를 거치고 올 초 한국에 돌아온 이대호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표팀은 이스라엘과 네덜란드전에서 19이닝 1득점에 그쳤고, 국가대표 4번 타자 이대호 역시 책임을 벗어날 수 없었다.




그래서 이대호에게 대만과 경기는 더욱 소중했다.

30대 중반을 넘긴 이대호는 여전히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지만, 다음 대회인 2021년 WBC에도 출전할 거라 장담할 수 없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경기에서 이대호는 헬멧에 투구를 맞고도 경기장에 남는 쪽을 택했다.

한국이 5-0으로 앞선 2회초 2사 1, 2루에서 타석에 들어간 이대호는 바뀐 투수 판웨이룬의 4구에 헬멧을 맞고 쓰러졌다.

응급조치를 받은 이대호는 벤치로 돌아가는 대신 1루를 밟았고, 손아섭의 내야 안타가 이어져 한국은 1점을 추가했다.

그렇게 2회말, 3회말 수비를 정상적으로 소화한 이대호에게 4회초 기회가 왔다.

6-3까지 추격을 허용한 상황에서 1사 1, 2루 기회에서 타석에 섰고, 판웨이룬의 초구를 때려 중견수 쪽 1타점 2루타를 날렸다.

이대호의 이번 대회 2호 안타이자 첫 번째 장타다.

정상적으로 치고 달린 이대호지만, 사실 괜찮은 건 아니었다.




이대호는 한국의 공격 때마다 더그아웃에서 얼굴에 얼음찜질을 받으며 고통을 달랬다.

하지만 이대호의 시련은 이게 마지막이 아니었다. 6회초 1사 후 타석에 선 이대호는 황성슝의 투구에 왼쪽 다리를 맞았다.

이날 대만은 이대호를 포함해 4개의 몸에 맞는 공을 던졌고, 주심은 5회초 민병헌의 사구 때 대만 팀에 '다시 맞히면 퇴장시키겠다'고 주의시켰다.

황성슝이 던진 공은 그라운드에 한 번 맞고 이대호의 다리를 때렸지만, 주심은 곧바로 퇴장을 명령했다.

그제야 이대호도 대주자 오재원에게 자리를 넘기고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이대호가 빠진 뒤 한국은 동점을 허용했지만, 투지는 그대로 그라운드에 남았다.

야수 최고참이 보여준 투혼에 대표팀은 마지막까지 집중했고, 연장 10회 대결 끝에 11-8로 이겨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

그제야 이대호도 미소 지을 수 있었다.

4b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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