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방지 위해 공무원 부당명령 불복종권 규정해야"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 국회 토론회서 주장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이승환 기자 = 국정농단 사태로 불거진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공무원이 상사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할 수 있는 법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8일 민주당 도종환 의원과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블랙리스트 문제의 법적 제도적 개선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홍 교수는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은 상관에 복종할 의무가 있지만, 상관의 부당한 지시는 거부할 수 있도록 이 법에 근거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직무상 명령이 위법한 경우 복종을 거부한다'는 규정이 명시된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 발의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을 소개하면서 "이미 위법 명령에는 복종 의무가 없다는 판례가 있지만, 법률로서 이를 확인해두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의 불복종권을 명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차별금지에 대한 세밀한 기준이 마련돼야 하며, 이를 집행할 공무원의 감수성과 역량이 강화돼야 한다"면서 "또 이런 것들이 공무원 선발, 인사평가 등에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또 "제도적 손질은 문제 해결의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정치가 제도의 작동을 공정하게 통제하고, 시민사회가 이를 강력하게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께 발표자로 나선 이준일 고려대 교수는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국민의 '검열받지 않을 권리', '감시받지 않을 권리',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침해했다"면서 "국가의 반헌법적 행위여서 주도 세력에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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