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둥성 내 33개 매장 예정 행사 연기·취소…韓식품 신규입점도 금지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당국의 보복 조치에 중국의 외자유통업체들의 가세가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계 대형유통업체인 까르푸에 이어 태국계 유통업체인 로터스가 한국 식품 행사를 거부하고 나섰다.
8일 중국 내 한국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로터스는 이달 22일부터 2주일간 한국 식품 관련 기관 공동으로 자사의 광둥(廣東)성 내 33개 매장에서 열기로 했던 한국 식품 판촉행사를 무기한 연기했다.
로터스가 연기 일정 등을 언급하지 않아 연내 시행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로터스는 한국 기관에 보낸 공문에서 판촉행사 연기 이유를 한중 관계 때문이라고 통지했지만, 로터스의 담당자는 통화에서 사드 때문이라고 확인했다.
중국 국유 유통업체인 화룬완자(華潤萬家)는 5월부터 한국 기관과 계획했던 온라인 쇼핑몰 연계 한국 식품 판촉전을 역시 무기한 연기했다.
화룬완자는 지난달 말까지 식품전을 추진했지만, 이달 들어 중국에서 사드 보복 조치가 시행되자 태도를 바꿨다.
화룬완자는 중국 본토 전 매장에 롯데 제품의 판매 금지와 회수를 지시했으며 다른 한국 상품도 신규 판촉과 홍보를 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룬완자 등 유통업체의 홍콩 매장에서는 한국 식품에 대한 제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국계 한국 주류와 전통 차류 수입업체가 이달 광둥성 텐홍(天虹)쇼핑몰에서 열려고 했던 판촉행사도 무기한 연기했고 신규 제품 입점도 연기됐다.
이밖에 상반기 내 광둥성에서 진행될 3개 한국식품 판촉전도 연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에서는 총 10개 이상 한국 식품 판촉전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한국식품을 수입하는 중국 중소업체들이 판촉·시식 행사와 신규 입점을 금지당한 사례가 많지만, 불이익을 우려해 항의도 못 하고 있다"며 "TV 광고를 통한 한국 식품 홍보 사업조차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일 베이징(北京)에 진출한 프랑스 대형유통기업 까르푸가 시내 12개 지점에서 한국산 제품을 받지 않기로 했다.
당시 까르푸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파리에서 열린 성화봉송 행사에서 티베트 분리독립을 옹호하는 프랑스 시위대의 대규모 시위로 중국에서 전국적인 불매운동 대상이 된 바 있으며, 이번에 한중 양국 간 사드 갈등이 고조되자, 그로인해 자칫 피해를 볼까봐 선제로 이런 조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내 한국음식점들도 사드 보복 열풍에 따른 손님 감소로 타격을 입고 있다.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등 온라인에서 흉기를 든 전·현직 중국 최고지도부가 한국과 결투 의사를 내비치는 내용이 담긴 패러디물이 게시되는 등 중국 내 반한 감정이 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선전의 한국음식점 대표는 손님의 70% 이상을 차지하던 중국인들이 며칠 전부터 절반 이하로 줄었다며 관영 언론 선동 탓인지 한국에 대해 배신감을 표현하는 중국인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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