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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대 불공정무역 주범은? WSJ "중국 아닌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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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대 불공정무역 주범은? WSJ "중국 아닌 독일"

독일 무역흑자 2차대전 이후 최대…중국 가볍게 넘어서

대미무역흑자 독일>한국 + 캐나다 + 멕시코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불공정무역의 주범으로 지탄받고 있지만 정작 그 화살은 독일을 향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

독일이 미국을 상대로 거두는 무역흑자 규모는 중국보다 크다. 게다가 독일의 주력 산업은 미국 산업과 직접 경쟁하는 관계에 있어 중국보다 더 위협적이라는 것이다.

독일 경제연구소인 Ifo에 따르면 독일의 지난해 무역흑자는 2천970억 달러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의 무역흑자 2천450억 달러를 가볍게 넘어서는 것이다.




세계은행이 조사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흑자도 독일의 위상을 여실히 드러낸다. 중국의 GDP 대비 무역흑자는 2007년 10%였으나 지난해에는 3%로 축소됐지만, 독일의 GDP 대비 무역흑자는 2000년부터 꾸준히 상승해 8.5%로 올라선 상태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캐롤라인 프로인드 연구원은 독일의 10대 수출품목 가운데 9개 품목이 미국의 10대 수출품목과 겹친다고 지적했다.

독일이 놀라운 무역흑자를 내는 것은 유로화의 약세 때문으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의 교환 가치는 지난 3년간 4분의 1가량이 하락했다. 독일 기업들은 그 덕분에 국제시장에서 더욱 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프로인드 연구원은 중국과 미국의 주력 수출품목이 겹치는 부분은 독일보다 작다고 말했다. 더구나 중국 위안화는 저평가되지 않은 상태다.

WSJ은 독일의 막대한 무역흑자가 오는 17일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부각될 수 있지만,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1일 발표한 새로운 무역정책 보고서에서는 일단 화살을 피할 수 있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보고서에서는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 한국이 집중포화를 맞았다. 하지만 독일은 중국을 제외한 3개국의 무역흑자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대미 무역흑자를 내고 있다.

독일이 대규모 무역흑자를 내는 배경에는 소비보다는 저축을 선호하는 국민성이 자리를 잡고 있다. 저축보다는 씀씀이가 큰 미국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무역 통계는 독일이 중국보다 미국에 위협적이라는 점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중국의 수출 상품은 아시아를 비롯한 해외에서 수입한 부품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아이폰에 들어가는 중국산 부품의 비중은 겨우 2%다.

상품의 부가가치를 감안하면 통계의 왜곡이 그대로 드러난다.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이 2013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부가가치 기준으로 계산한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3분의 1이 줄어들고 독일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는 오히려 3분의 1이 커진다. 이는 많은 국가가 독일산 부품을 대거 사용해 수출 상품을 생산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 결과다.

WSJ은 글로벌 소비와 투자의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독일이 더 많이 소비하고 더 투자해야 하며 미국은 더 많이 저축할 필요가 있지만 뾰족한 수단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의 통상 관리들이 안고 있는 고민은 중국과 달리 독일은 정부 보조금이나 무역 장벽과 같은 불공정행위를 저지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유로화의 약세도 마찬가지다. 독일은 유로화가 지나치게 하락하는 것을 비판하는 입장으로, 유럽중앙은행이 과도한 통화완화정책을 시행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독일 정부는 국내 수요 진작을 위해 이미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항변한다. 오마바 행정부가 독일에 정부 지출 확대를 압박하고 있지만, 검약 정신이 강한 독일 유권자들에게는 설득력이 없다.

대대적인 감세 요구도 독일 측의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국가 부채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감세 요구에는 시큰둥하다.

외국인 투자와 수입을 늘리기 위해서는 독일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일부 관측통들은 금융인과 전기 엔지니어 등 일부 직업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는 보호무역 조치에 해당한다고 비판한다.

WSJ은 그러나 이런 모든 조언과 요구들이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를 상대로 차곡차곡 쌓여나가는 독일의 무역흑자를 멈추게 하는 데는 지금까지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jsm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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