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 타령 이제 그만"…바른정당 '포스트탄핵' 해법 고심
탄핵선고 초읽기…한밤 비상전략회의에 비상총회까지 풀가동
김무성이 실무 맡는 전략본부…지도부 대여공세 화력 '충전'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바른정당이 탄핵정국의 파고를 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창당이 한 달여를 훌쩍 넘겼지만 지지율은 여전히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 대중적 인기를 얻는 '정치적 스타'나 간판 대선주자가 없기도 하지만, 보수의 적통을 놓고 자유한국당(옛 새누리당)과의 차별성을 부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지지율 정체의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분당에 이르기까지 '강성 친박(친 박근혜)'이 덧씌운 배신자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당 내부의 상황인식이다.
제아무리 극단적 패권주의를 배격할 중도 세력화를 지향한다고 나설지언정 정치·이념적 기반인 보수지지층에서 충분한 '신임'을 얻지 못한다면 지지율 상승의 원동력을 얻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나아가 친박의 '배신 공세' 속에서 바른정당이 창당 초기 주력한 민생·정책정당으로서의 신선도 높은 이미지도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도부가 꾸려진 이후에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중구난방식의 메시지, 정국 상황과 동떨어진 일정 등이 계속되면서 전략의 부재를 고스란히 노출했다.
급기야 지도부 총사퇴론까지 불거진 끝에 당은 특단의 조치에 들어갔다.
전략홍보본부(본부장 황영철)를 구성하고, 창당의 단초가 됐던 탄핵 비상시국회의를 재가동했다. 탄핵선고일까지 매일 밤 모여 비상시국에 대한 분석과 전략을 논의한다는 취지다.
여기에 집권여당 당 대표를 지낸 6선의 '창당주역' 김무성 의원이 전략홍보본부 부본부장이란 실무당직을 자처하고 나서면서 침체했던 당내 분위기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고 복수의 당 관계자가 전했다.
지난 한주 매일 밤 계속된 전략회의는 당장 오전 지도부 회의에서부터 결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날 밤 사전 논의한 결과를 토대로 통일성과 선명성을 갖춘 메시지가 전달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특히 탄핵 반대 태극 기집회에 참여하는 일부 친박 의원들과 이를 방관하는 자유한국당 지도부를 비판하고, 한국당 내 탄핵소추에 찬성했던 의원들의 결단을 촉구하는 등 대여(對與)공세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 게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이다.
황영철 전략홍보본부장은 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실적으로 우리가 가장 극복해야 할 것은 결국 친박 패권주의란 분명한 현실인식을 하고, 보수진영이 이렇게까지 처절하게 추락하게 된 데 대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함께 따라야만 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 본부장은 그러나 "창당 이후 그동안 당의 정체성과 목표의식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하고 또 그 결과를 메시지로 담아내고 하는 과정에서 치열함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제4당으로서 더욱 선명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통해 물리력의 한계를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당은 이번 주부터 '탄핵 D-10'의 태세로 화력을 증강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6일부터는 매일 오전 지도부 회의 직후 한 시간가량 소속 의원과 원외당협위원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사실상의 '비상총회'를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동시에 지도부를 중심으로 종교계를 비롯한 사회 각계각층의 지도자들을 만나 '포스트 탄핵정국'의 해법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당 관계자는 "저열한 배신자 타령에 맞설 유일한 방법은 민의를 받드는 정의로운 정치집단으로서 국민이 바라는 미래를 위해 함께 싸워나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 뿐"이라면서 "이를 위해 일부 극단세력을 제외한 국민의 절대다수가 희망하는 '헌재존중·국민통합'의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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