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정책실장' 출신 김병준·이정우 엇갈린 행보
김병준 文 겨냥 "패권세력 후보되면 역할"
이정우 "한국의 샌더스"…이재명 지지선언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조기대선 국면에서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의 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적통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라이벌'로 재회, 상당수 참여정부 인사들이 양쪽으로 흩어진 상황에서 3일에는 이재명 성남시장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커밍아웃'도 나왔다.
여기에 참여정부 정책실장 출신으로, 지난해말 박근혜 대통령에 의해 총리에 지명된 뒤 야당으로부터 '비토'를 받았던 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문 전 대표와 친문(친문재인) 진영을 겨냥한 듯 '패권세력 저지'를 내세워 대선에서의 역할론을 자임하고 나섰다.
노 전 대통령이 중용했던 이들이지만 친소 관계 또는 노선의 차이에 따라 서로 다른 길을 걸으면서 대선 길목에서 서로 다른 편에 서는 모습이다.
참여정부 출신 인사 가운데 '좌파'로 분류돼온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와 정태인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이날 민주당 대선주자 가운데 가장 선명성에 호소하고 있는 이 시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현재 정의당 정의구현정책단장인 정 소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시장을 '한국의 샌더스'로 추켜세운 뒤 "이재명 시장을 지지한다. 이 시장 캠프에서 원한다면 기꺼이 내 생각을 말씀드리겠다"며 "내 지지 선언은 이정우 선생도 이 시장을 지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청와대 정책실장 출신인 이 교수는 5년전인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미래캠프 경제민주화추진단장을 맡아 경제공약을 총지휘했다는 점에서 더 눈길을 모았다.
앞서 이 시장 본인도 최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차기 정부의 입각대상자를 거론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좋은 사람 많다"며 이 교수를 직접 거명하며 공개적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이 실장의 바통을 이어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교수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토론회에서 '대선후보로 활동할 수 있는지 견해를 밝혀달라'는 질의를 받고 "패권정치를 막는다는 입장에서 저 같은 사람에게도 압박이 오면 쉽게 거절할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민주당의 현재 구도가 그대로 정착하느냐 아니면 변화가 생기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연정이나 협치를 주장하는 사람이 상당한 세를 얻어서 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 저 같은 사람의 걱정은 줄겠지만, 그런데 패권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이 후보가 되면 인간적 관계와는 상관없이 그런 정치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문 전 대표가 대선후보로 확정될 경우 자신이 직접 '선수'로 뛰든 조력자로 나서든, 문 전 대표의 집권을 저지하는 활동에 가세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참여정부 때로부터 시간이 많이 지난 만큼 정책적 지향이나 노선 등에 따라 분화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노 전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어느 쪽 손을 들여줬을지 궁금증을 자아내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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