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광주 약국 단속정보 유출·공유 의혹 내사종결
"처벌할 수준은 아니다"…동구청에 단속 미비점 보완 요구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광주의 특정 지역 약사회 회원들이 보건소 단속정보를 공유한 정황을 조사한 경찰이 '내사종결'을 결정했다.
회원들의 인심을 사기 위해 약사회장의 거짓말해 허위 정보를 공유한 것으로 드러나, 처벌할 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지역 약사회의 단속정보 사전 유출 정황에 대한 내사를 종결한다고 1일 밝혔다.
'처벌할 단계까지 위법 행위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 경찰의 내사종결 이유다.
광주 동구 보건소가 단속계획을 사전에 유출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은 연 1회 지도점검 계획을 약사회에 통보하는 규정에 따라 보건소가 공문을 사전에 보낸 것으로 위법성이 없다고 봤다.
지역 약사회장이 단속계획과 정보를 약사회 회원들에게 모바일 메신저로 공유한 정황도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해당 약사회장은 경찰에 "과거 단속당한 사례를 근거로 단속 계획과 일정을 추정해 회원들에게 공지했다"며 "보건소 단속반원들과 정보를 주고받은 바는 전혀 없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약사회장이 회원들의 인심을 사기 위해 단속정보를 단속반원을 통해 빼낸 척 거짓말을 한 셈이다"며 "거짓 정보를 주고받은 것을 두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단속반원과 약사회장이 단속정보를 주고받았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통화내역을 살펴봐야 한다는 일부 주장도 경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찰은 "단속반원과 약사회장이 단속정보를 주고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번 점검은 단속보다는 지도의 성격이 짙어 처벌할 수준은 아니어서 통신 수사할 내용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그러나 내사 과정에서 드러난 동구청의 단속 활동 미비점에 대해 협조공문 형태로 3가지 사항을 보완조치 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의 협조공문에는 '약사회 회원들이 모바일 메신저로 단속정보를 공유해 단속을 피할 가능성에 대해 대비해 달라', '약사회에 보낸 공문 양식을 정확히 지켜달라', '신고가 접수되면 약국에 대한 특별단속에 나서달라'는 내용 등이 담겼다.
경찰의 내사는 지난해 말 광주 동구 보건소가 약국 지도점검계획을 지역 약사회에 미리 보내고, 일부 약국이 단속정보를 공유한 정황이 담긴 모바일 메신저 내용이 외부에 유출돼 이뤄졌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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