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차별에…위메프 "우리도 오픈마켓 같은 중개업자"
정관에 중개업 추가하고 법적 책임 한계 고지하기로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전자상거래업체 가운데 대표적 소셜커머스(전자상거래업체가 직접 물건을 사서 파는 판매업이 뿌리) 회사인 위메프가 또 다른 전자상거래 업태인 오픈마켓(다수 판매·구매자 중개업이 뿌리)과 사실상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현재 실제로는 소셜커머스나 오픈마켓 모두 직접매입(업체가 직접 물건을 사서 파는 방식)과 중개 판매를 병행하기 때문에 거의 차이가 없지만, 애매한 업태 구분 때문에 판매업자(위메프·티몬 등 소셜커머스)들이 중개업자(오픈마켓)들보다 더 까다로운 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위메프는 26일 "조만간 정관 사업목적에 통신판매중개업을 추가하고, 중개 거래의 경우 위메프가 판매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상품·거래 정보나 가격에 직접적 책임이 없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통신판매중개업자'로 분류되는 대표적 오픈마켓 업체 G마켓·11번가 등은 판매 상품 소개 페이지 하단 등에 'OO는 통신판매중개자이며 통신판매 당사자가 아닙니다. 따라서 OO의 상품·거래 정보, 가격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라고 명시해놓고 있다.
반면 '직접매입' 방식에 뿌리를 두고 있는 소셜커머스 위메프, 티몬 등의 경우 현재 중개업도 같이 하고 있지만 이런 '법적 책임의 한계'를 거의 밝히지 않고 있다.
위메프 관계자는 "2011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역 소상공인들의 할인 쿠폰 청약 철회 등과 관련, 통신판매업자로서 소셜커머스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이를 존중해 지금까지 직접매입, 중개 거래 상품을 구분하지 않고 전체 상품에 대해 소비자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로 '통신판매의 당사자가 아니며 법적 책임이 없다'는 고지를 자제해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위메프는 최근 이른바 '꽃게 판결'을 겪으면서 중개업자로서의 책임 한계를 명시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위메프가 직접 거래에 간여하지 않고 중개만 한 꽃게 상품 때문에 복통 등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는데, 이와 관련한 법정 다툼 과정에서 지난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위메프에 "통신판매중개업자로서 전자상거래법상 고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위메프에도 판매자와 연대, 치료비·위자료 등 229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시행됐거나 시행을 앞둔 전안법(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식통법(식품통신판매업) 등 각종 법규상 차별도 업체들이 '중개업자' 성격을 강조하도록 부추기고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오히려 매출과 거래액이 더 많은 오픈마켓은 '중개업자'로 간주돼 규제 대상에서 아예 빠지거나 느슨한 규제를 받고, 형식적으로 '판매업자'로 분류된 위메프·티몬 등 소셜커머스에만 규제 부담이 집중되고 있다는 게 해당 업체들의 주장이다.
위메프 관계자는 "이미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검색사업자, 모바일메신저 등 플랫폼 간 경계가 허물어진 지 오래"라며 "하지만 규제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소셜커머스 뿌리' 업체들에 쏠리고 있어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위메프는 '중개' 상품이 아닌 '직접매입' 상품들에 대해서는 검수 과정을 더욱 철저히 진행하는 등 소비자 보호 책임을 오히려 강화할 방침이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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