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측 "한국송환 결정시 소송 제기" 공식 언급…송환 장기화
내달 22일까지 구금 연장…검찰 "구금시한 전 송환 결정"
(올보르<덴마크>=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덴마크 검찰의 정유라씨 한국 송환 여부 결정이 최대 4주 더 미뤄지게 되면서 정 씨 송환 시기도 더 늦춰질 전망이다.
덴마크 법원이 한국 특검으로부터 송환 요구를 받은 정유라 씨를 내달 22일까지 구금하도록 시한을 연장해 달라는 검찰의 요구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정 씨측은 덴마크 검찰이 한국 송환을 결정하면 곧바로 법원에 이의를 제기해 송환거부 소송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혀 정씨 송환 문제는 장기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법원은 22일 오전(현지시간) 올보르 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구금연장 심리에서 검찰의 요구를 받아들여 오는 3월 22일까지 정씨를 구금하라고 결정했다.
검찰은 정 씨 송환 여부를 결정하는 데 최대 4주 시간을 번 셈이다.
이에 따라 덴마크 검찰은 이 기간에 한국 특검에 요청한 정 씨에 대한 추가자료를 면밀히 들여다보는 한편 필요할 경우 정 씨를 대면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덴마크 검찰이 정 씨 송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구금을 연장하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기류는 검찰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덴마크 검찰은 이날 트위터에 법원의 결정으로 정씨 구금기간이 4주 더 연장된 사실을 전하면서 "그 이전에 정 씨 송환 여부 결정이 내려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 씨 송환 여부는 4주 이내에 최종 결론이 날 전망이다.
이로써 지난달 1일 덴마크에서 체포된 뒤 귀국하면 구속될 것이라며 한국 귀국을 거부하면서 53일째 올보르 구치소에서 구금돼 생활해온 정 씨는 특검의 수사를 면하는 것이 확실해졌다.
특검의 활동 시한은 이달 말 종료되고, 연장 되더라도 그 기한이 3월말까지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정 씨 측은 이 날도 한국 특검이 제기하는 각종 혐의에 대해 정 씨는 무관하다고 주장하면서 덴마크 검찰이 한국 송환을 결정하면 이에 불복해 송환거부 소송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정 씨 변호인이 송환거부 소송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덴마크 검찰이 정 씨 송환을 결정하더라도 실제 정씨 송환이 성사되기까지는 산 넘어 산의 과정을 밟게 될 것이라는 점이 더 명확해졌다.
정 씨 변호인인 피터 마틴 블링켄베르 변호사는 이날 심리를 마친 뒤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지금까지 검찰의 주장에 따르면 정 씨를 한국으로 송환해야 하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 그녀는 (한국 특검에서 제기한) 각종 혐의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송환을 결정하면 올보르 지방법원에 이의를 제기해 송환거부 재판을 하고, 지방법원에서도 송환을 결정하며 다시 고등법원에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덴마크법에 따르면 정 씨는 지방법원, 고등법원에서 최소한 두 차례 법적 다툼을 벌일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대법원에 상고도 할 수 있지만 그 이전에 사전심사위원회를 통과해야 해 대법원까지 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덴마크 법조계에 따르면 소송전으로 가게 될 경우 정 씨는 최소한 3개월 이상 한국 송환을 지연하며 버틸 수 있다.
검찰의 송환 결정을 완전히 뒤집기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최소한 시간 끌기 작전은 어느 정도 성공이 보장된 셈이다.
정 씨 변호인은 또 정 씨가 구속을 감수하고 한국에 들어갈 의향이 없음을 거듭 확인했다.
블링켄베르 변호사는 "(정씨가) 피의자 신분으로는 한국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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