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보수의 힘 결집한다"…'샤이 보수'에 지지 호소
"현재 여론조사 결과 왜곡…실제 민심이나 지지율과 달라"
토론회·세미나·공부모임 등 생겨…'보수 중심' 자리매김 시도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숨죽여 온 정통 보수층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자 한껏 움츠렸던 자유한국당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를 중심으로 한국당이 주목하는 요소는 보수의 숨은 지지기반, 겉으로 성향을 드러내지 않은 '샤이(shy) 보수'다.
유기준·이현재 의원은 22일 '샤이 보수-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주제로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를 초청한 토론회를 열었다.
유 의원은 "'샤이 보수'라 불리는 보수 성향의 응답률이 현저히 떨어지며 여론조사가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는 국민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기보다는 오히려 왜곡된 조사가 국민을 현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상을 깨고 당선된 원동력이었던 '샤이 트럼프'를 사례로 들었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잘 드러내지 않는 보수층이 트럼프 후보에게 몰표를 줬듯이 국내 여론조사에서 응답률이 낮은 보수층이 막상 선거일이 되면 보수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는 논리다.
이 같은 '샤이 보수' 현상을 반영하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한국당 후보로 나설 경우 실제 지지율은 야권 후보들과 겨뤄볼 만한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숨죽인 보수층이 들고일어나도록 자극하는 시도는 최근 한국당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권석창 의원을 비롯한 한국당 초·재선 의원들은 이날 학습 모임인 '젊은 보수의 힘'을 출범시켰다. 여기에서도 진보 진영에 밀리는 보수 진영의 '여론전'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권 의원은 "언론에 보수 논객들이 너무 부족하다"고 말했다. 언론에 보수 논객의 노출이 부족하다 보니 '편향된 여론'이 형성되고, 결국 '왜곡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다는 주장으로 귀결되는 셈이다.
보수 진영의 위기감을 자극해 박 대통령 탄핵 기각을 끌어내려는 정치권의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친박계 핵심인 윤상현 의원은 오는 24일 '태극기 집회와 대한민국의 진로'를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보수 인사인 서경석 국민운동 대표가 발표자다.
박 대통령 탄핵 심판이 가까워지면서 한국당은 이처럼 '참회와 반성'에서 본격적인 세력 결집 체제로 전환했다.
탄핵 인용이냐 기각이냐, 조기 대선이냐 아니냐를 놓고 건곤일척의 승부가 벌어질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작은집'으로 떨어져 나간 바른정당이 낮은 지지율에 시달리며 침체한 틈을 타 '큰집'에서 간판도 바꿔 단 한국당이 보수 진영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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