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의회 '전자파조례 제소' 미래부장관 고발 놓고 논란
"직권남용해 건강권·평등권 침해" vs "장관 법적권한 조례로 못막아"
(수원=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경기도의회가 '전자파취약계층 보호 조례'를 대법원에 제소한 미래창조과학부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을 추진,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도와 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는 전날 본회의에서 의결한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직권남용 고발의 건'에 대해 고문변호인단 자문을 거쳐 의장 명의로 검찰에 고발장을 내기로 했다.
안건을 대표 발의한 이재준(더불어민주당·고양2) 의원은 "미래부장관이 초등학교와 유치원 아동을 전자파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경기도교육청 전자파취약계층 보호 조례'에 대해 지난해 11월무효소송을 대법원에 제기했다"며 "이는 같은 내용으로 어린이집에 적용하는 조례가 2015년 3월 시행됐음에도 아무런 법적 조처를 하지 않았던 것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미래부장관의 이 같은 조치는 초등학교와 유치원 아동의 건강권과 부모의 자녀보호권, 도의회의 자치입법권을 적극적이고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것"이라며 "합리적 이유 없이 직권을 남용해 어린이집 아동과 유치원 아동을 달리 취급, 유치원 아동의 평등권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조례는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이동통신 기지국 설치를 막는 것이 골자인데, 전파법상 기지국 허가권이 미래부장관에게 있어 실효성이 없는 조례라고 판단했다가 어린이집에 이어 유치원, 초등학교까지 확대되자 제동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법원 제소는 적법한 권리행사로 보인다"고 반대 의견을 내놨다.
도의회 한 자문변호사도 "법률에 장관의 권한으로 돼 있다면 조례로서 이를 막을 수 없다"며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도의회 방성환(자유한국당·성남5) 의원은 "기본적으로 조례안이나 예산안, 건의안 등 외에 고발 안건이 도의회 의결사항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해당 안건은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77명 가운데 찬성 53명, 반대 20명, 기권 4명으로 통과됐고 앞서 상임위에서는 이례적으로 표결에 부쳐져 찬성 9명, 반대 3명으로 통과됐다.
앞서 도의회는 지난 2013년 고문변호인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부구간 통행료 인상과 관련해 전 국토해양부장관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했다가 검찰에서 '혐의없음' 처리한 바 있다.
당시 고문변호인단은 "고발장 내용에 구체적인 범죄사실의 적시가 없어 형사 고발은 무리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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