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2관왕' 이상호, 귀국 선물로 배추 받고 "푸하하"
(영종도=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이거 뭐야? 배추야? 푸하하하!"
꽃다발을 받고 환한 미소를 짓던 제8회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2관왕 이상호(22·한국체대)는 지인한테서 배추 한 포기를 건네받고는 폭소를 터뜨렸다.
한국 스노보드 알파인의 간판인 이상호는 동계아시안게임 일정을 모두 마치고 21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상호는 금메달 두 개를 목에 건채 "올해 목표로 잡은 것 중 하나를 달성하게 돼 정말 기쁘다"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물론 지금 기분은 좋지만 자만하지 않고 코치 선생님들과 그동안 해온 것을 그대로 이어가 올 시즌을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고 싶다"며 "많이 응원해주시고 도움을 주시는 분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틀 전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데이네 뉴 슬라럼 코스에서 열린 스키 스노보드 남자 대회전에서 우승했다.
전날 남자 회전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해 이번 대회 첫 2관왕의 영예를 누렸다.
이상호가 스노보드를 처음 접한 건 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눈썰매장에서였다.
그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 손에 이끌려 썰매를 타러 갔다가 거기에서 우연히 스노보드도 타게 됐다"고 돌아본 뒤 "오늘 받은 배추는 생각보다 무겁더라. 이제 '배추 보이'라는 별명을 떼려야 뗄 수 없을 것 같다"며 웃었다.
이상호는 대한스키협회 회장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코치님들은 물론이고 멘탈 트레이닝을 해주시는 박사님의 도움이 컸다"며 "신동빈 회장님이 취임하시면서 지원이 많이 늘어난 덕분에 이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1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그는 "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을 한 뒤로 더 많은 분이 기대해주시는 게 느껴진다"며 "평창에서 좋은 결과를 얻겠다. 좋은 결과는 금메달"이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상호는 마지막으로 "몸에 피로가 많이 쌓인 상태여서 일단은 휴식을 취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며 "다음 시즌을 앞두고 가능하다면 올림픽 코스에서 외국 선수들보다 먼저 훈련해 홈 이점을 살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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