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사령탑' 김락겸 6개월째 '행방불명'…경질설 나와
북극성 2형 발사현장·김정일 생일 충성맹세 행사 등 불참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김정은 정권의 '미사일 총사령탑'으로 불리는 김락겸 전략군 사령관이 최근 6개월 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경질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대북 소식통은 17일 "김락겸 사령관이 지난해 9월 이후 반년 넘도록 북한 매체에서 실종됐다"면서 "북한 미사일 이슈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김락겸의) 공백이 길어져 경질 내지 신변이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락겸 사령관은 지난해 9월초 황해남도 해주 노동미사일 발사 현장을 참관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맞이한 것을 마지막으로 같은 해 10월 무수단 미사일 발사와 지난 12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 발사 현장에도 불참했다.
김락겸은 올해 들어 지난 7일 개최된 정규군 창설 69돌 기념 인민무력성 보고회와 15일 금수산태양궁전에서의 충정 맹세결의대회 등에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자타가 공인하는 북한의 미사일 부대 책임자로서 김락겸의 불참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김정은은 집권 첫해인 2012년 초 기존의 미사일지도국을 전략로켓사령부으로 확대 개편하고 나서 김락겸을 미사일 부대의 수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김락겸은 이후 북한의 각종 미사일 도발 성과를 인정받아 소장 진급 8년 만에 대장 계급장까지 어깨에 달았다.
아울러 지난해 5월 노동당의 모든 사업을 조직지도하고 당의 재정관리를 맡은 당 중앙위원에 이름을 당당히 올려놓았다.
미사일로 잘 나가던 김락겸의 발목을 잡은 것은 회심의 카드로 내세운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북한식 명칭 화성-10)의 연속적인 발사 실패였다.
북한은 지난해 김일성의 생일(태양절) 아침을 맞아 김정은 고향인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에서 무수단을 처음 발사하는 '정치적' 이벤트를 벌였다.
지난 2007년 실전 배치가 완료된 무수단은 3천500km 떨어진 괌 미군기지까지 도달해 '괌 킬러'로 알려졌으나 발사한 지 수초 만에 공중폭발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
다시 13일 만에 노동당 제7차 대회를 경축하기 위해 무수단을 2발이나 쏘아 올렸으나 또다시 실패하는 바람에 국제사회 비아냥이 쏟아졌다.
북한은 지난해 무수단 미사일을 총 8차례 발사했으나 6월 한차례를 제외하고 7차례나 실패한 악몽을 지니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결국 김락겸에게 책임 추궁이 이어졌고, 그로 인해 신상변화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것이 대북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김락겸이 지난해 10월 2차례 무수단 미사일 발사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던 점도 발사 실패에 대한 책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전략군이 노동·스커드를 비롯해 실전 배치된 미사일을 담당하는 부대라는 점에서 개발 단계인 북극성 2형 발사장에 나타날 가능성은 애초부터 크지 않았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연초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여부를 둘러싸고 신경전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북한의 미사일 총책임자가 장기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후임자 역시 발표되지 않아 미궁 그 자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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