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쌓고 고시 준비합니다'…취준생 역대 최다 70만 시대
취준생 증가는 청년층 취업난 보여주는 것…공시생 증가도 한몫
청년 실업률 하락 착시효과로 이어져 정책 설계에도 어려움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자격증 학원에 다니거나 고시 공부를 하는 취업준비생이 역대 최다인 7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준비생은 69만2천명으로 1년 전보다 8만3천명 늘었다.
통계청의 분류상 취업준비생은 취업을 위해 학원·기관 등에 다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스스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한 경우를 의미한다.
지난달 취업준비생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1월 이래 가장 많았다.
이전 기록은 2010년 3월 68만1천명이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생 비중은 4.1%로 역대 최고인 2010년 5월(4.4%)보다 불과 0.3%포인트 낮았다.
취업준비생 대부분은 15∼29세 청년층으로 추정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연령별 자료는 더 분석해봐야 하지만 취업준비생 중 60대 등 고령층은 별로 없을 것"이라며 "청년층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6월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원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2008∼2015년 청년층 취업준비생은 41만∼45만5천명이었다.
당시 연간 취업준비생 대비 70% 이상이 15∼29세 청년층이었던 셈이다.
이 같은 방법으로 추정해보면 지난달엔 48만명 이상의 청년이 취업준비생이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취업준비생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청년층 취업난이 힘들다는 의미다.
좋은 일자리를 얻을 기회가 줄어들며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에 성공하려면 경쟁력 있는 조건을 갖춰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일자리가 감소하면서 공무원 되려는 '공시생'들이 늘어나는 점도 취업준비생이 증가하는 요인 중 하나다.
최근 발표된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채 시험에는 4천910명 선발에 역대 최대인 22만8천368명이 몰려 46.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취업준비생 증가는 청년 실업률이 하락하는 착시효과로 이어지고 정책 설계를 잘못 유도할 위험도 있다.
취업준비생들은 통계상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인원으로, 실업률 통계에서 제외돼서다.
실제 지난달에는 오히려 청년 실업률이 전년 대비 0.9%포인트(9.5% → 8.6%) 하락했다.
박진희 한국고용정보원 고용정보분석팀장은 "경기가 좋지 않고 노동 수요가 줄며 갈 곳 없어진 사람들이 취업준비생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며 "채용자가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제대로 된 채용 정보·상담을 취업준비생들에게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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