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빅3' 판세, 모바일이 갈랐다
모바일 강자 넷마블 작년 '폭풍성장'…넥슨·엔씨는 기대 못 미쳐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게임업계 '빅3'의 작년 성적은 대세가 된 모바일 게임에서 주도권에 쥐었는지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업계 2위 넷마블게임즈는 주축인 모바일 게임을 바탕으로 '폭풍 성장'을 거듭해 정상을 넘보고 있지만, PC 게임의 강호인 1위 넥슨과 3위 엔씨소프트[036570]는 아쉬운 실적과 함께 올해 설욕전을 다짐하게 됐다.
넷마블은 작년 1조5천61억원의 매출과 2천95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전년보다 각각 40.4%과 31.1%의 증가율을 보였다.
2015년 첫 연 매출 1조원을 기록하고서 1년 만에 1조5천억원 벽을 넘은 것이다. '세븐나이츠', '모두의 마블', '스톤에이지' 등 대표 모바일 게임이 국내외에서 고루 사랑을 받은 결과다.
넷마블은 게다가 작년 12월14일 출시한 대작 모바일 RPG(롤플레잉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이 사상 최대 흥행몰이에 성공해 올해에는 국내 업계 최초로 연 매출 2조원을 가뿐히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레볼루션은 발매 첫 달에만 최상위 게임 서너편을 합친 수준의 매출인 2천60억원을 달성해, 개별 게임으로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할 공산이 작지 않다.
전 세계에서도 작년 매출 기준으로 1조원을 넘었던 모바일 게임은 '몬스터 스트라이크'와 '클래시로얄' 등 한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레볼루션이 1조원 실적을 찍고 넷마블의 기존 사업이 계속 순항한다면 올해를 기점으로 1위(넥슨)와 2위(넷마블)가 뒤바뀔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면 PC 게임이 주력인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작년 각각 2조원과 1조원의 매출 고지를 넘는 데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넥슨은 작년 매출 1천831억2천800만엔(1조9천358억원), 영업이익 406억6천100만엔(4천298억원)을 거둬 엔화 기준으로 매출은 전년보다 4% 줄고 영업이익은 35%가 하락했다.
한화 기준으로 작년 매출은 전년도(1조8천86억원)를 웃도는 최대 기록을 냈지만 일본 자회사의 손실, 흥행 신작의 부재 등 악재로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넥슨은 단 '메이플 스토리 M' 등 모바일 게임의 선전 덕에 작년 스마트폰 부문 매출이 전년보다 14.8% 늘어 '모바일 체질 개선'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넥슨의 작년 매출 중 모바일 게임의 비중은 24%로 전년(22%)보다 2%포인트 올랐다. 올해에는 '다크어벤저3' '야생의 땅: 듀랑고' 등 20여종의 신작을 내놔 넷마블 못지않은 모바일 강자로 부상한다는 구상이다.
PC방 RPG의 대명사였던 엔씨소프트는 작년 9천83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5년 대비 17.3% 늘었으나 '1조원 클럽'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연간 영업이익이 3천288억원으로 전년보다 38.4% 뛰었고 당기순이익은 2천713억원으로 63.1% 치솟아 내실은 좋았지만, '모바일 엔씨'를 외치며 스마트폰 게임 개발에 매달린 성과는 아직 미미하다.
엔씨소프트가 공개한 모바일 및 캐주얼 PC 게임의 작년 매출은 782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8%에 불과하다. 회사 측은 모바일 게임만의 매출은 공개하지 않았다.
엔씨소프트로서는 올해가 모바일 부문에서 승패가 결정되는 시기다. 회사의 간판 RPG인 '리니지 1'(1998년작)을 스마트폰으로 옮긴 기대작 '리니지 M'을 내놓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리니지 M이 장르가 같은 넷마블의 레볼루션과 맞붙어 얼마나 흥행하느냐에 따라 엔씨소프트의 올해 성장세가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슈퍼데이터에 따르면 작년 세계 모바일 게임의 매출은 406억 달러(약 47조원)로 1년 만에 18%가 늘었다. 이런 규모의 매출액은 PC 게임을 완전히 앞지르고 세계 영화 시장에 맞먹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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