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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앞' 고령화사회…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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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앞' 고령화사회…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노인돌봄문제·존엄사·노년의 性 등 다룬 책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고령화 사회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통계청은 올해 처음으로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유소년인구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85세 이상 초고령 인구 비중도 2015년 1%에서 2065년에는 11%를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말로는 고령화 시대를 우려하지만, 실질적인 대비는 아직 부족하다. 고령화 사회의 여러 문제를 짚은 책들을 소개한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014년 1월부터 1년2개월간 일본 노인의 현실을 심층 취재한 결과를 '노인지옥'이란 책으로 펴냈다.

정부가 운영하는 '특별양호 노인시설'은 저렴한 비용으로 입소할 수 있지만, 노령화 속도를 감당하지 못해 늘 공급보다 수요가 넘친다. 대기자만 50만 명에 달해 언제 들어갈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돈이 있는 노인들은 민간의 비싼 유료시설을 이용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비위생적이고 열악한 시설에라도 의지할 수밖에 없다. 간병 때문에 직장을 그만둔 '간병 실직자'가 2011년 10만명을 넘는 등 가족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우리보다 앞서 노령화 시대에 진입한 일본의 사례는 우리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암울하다.

치료 가능성이 없는 말기 환자들의 '존엄사' 문제도 이제 좀 더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2018년 이른바 '웰다잉법'이 시행을 앞두고 있고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12월 웰다잉 문화 조성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는 등 사회적 분위기도 조금씩 무르익고 있다.

최철주 씨가 쓴 '존엄한 죽음'은 죽음 이야기를 이제 가정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집안의 어른이 먼저 나서 토론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울러 미국이나 유럽처럼 초등학교에서부터 삶과 죽음에 대해 교육을 해야 하고 죽음을 가장 잘 알고 있어야 할 의사와 종교인들도 죽음 교육에 참여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2002년 영화 '죽어도 좋아'로 노인의 성 문제가 사회적으로 주목받긴 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노년의 성은 터부시되는 소재 중 하나다.

프랑스 심리학자 마리 드 에느젤은 '두 번째 서른 살'에서 60대 이후 시니어들의 바람직한 성과 사랑을 모색한다.

노년의 사랑을 가로막는 것은 육체의 성적 노화 외에도 사회적 편견에 따라 욕망을 스스로 자제하는 풍토 때문이다.

저자는 노년의 사랑을 위해 60대의 성이 이제 더는 젊은 시절의 성과 같을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랑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 생식기 위주의 정력적인 섹스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진정한 사랑에 몸을 맡겨야 한다는 것.

책은 젊은층에도 노년의 성을 보다 호의적인 시선으로 봐 달라고 당부한다.

'노년 예술수업'은 문화예술을 통해 문화 생산의 주체로 거듭나는 노년들을 소개한다.

수동적인 문화 소비자로 머무르는 것을 거부하고 연령주의(ageism)에 저항해 새로운 자아상을 만들어가는 노년의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의 인생을 만화로 그리고 있는 평균 연령 73세의 만화 동화리 '누나쓰','뭐라도 배우고, 뭐라도 나누고, 뭐라도 즐기고, 뭐라도 행하자'는 것을 모토로 한 수원의 '뭐라도 학교', 65세 이상 여성으로 구성된 실버 중창단 '왕언니 클럽' 등의 실제 사례를 담았다.

시니어 전문 출판사를 표방하는 청미출판사가 내놓은 '뉴에이징'은 다소 색다른 방식으로 '나이듦'을 이야기한다.

'나이듦'에 대처하는 지침을 짧은 문구로 제시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소개하는 형식이다. '걱정은 버리고, 모험가가 되세요','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한 규칙을 만드세요','생활을 단순화하세요' 등 지침들은 짧지만 삶의 태도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운전은 다른 사람에게 시켜라', '사람들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신기술을 이용해라' 같은 현실적인 지침들도 있다.

저자 마티아스 홀위치는 건축가다. 건축가의 관점에서 나이에 맞게 '집에 난간을 달아라' 라는 식의 조언도 빼놓지 않는다. 책의 주제는 무겁지만 산뜻한 올컬러 일러스트레이션을 함께 넣은 편집으로 책 읽기는 경쾌하다.






zitro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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