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오리건'서 '미스 올스타'된 참전용사 손녀 알레나
대체 선수로 한국땅 밟은 모델 출신…올스타전 MVP로
(천안=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미스 오리건'이 한국에서 '미스 올스타'가 됐다.
알레나 버그스마(27·KGC 인삼공사)는 2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NH농협 2016-2017 V리그 올스타전에서 V스타 소속으로 뛰어 5득점해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누렸다.
알레나는 19표 중 7표를 얻어 5표를 받은 이다영(현대건설)을 제쳤다.
V스타는 패했지만, 알레나의 인기와 화력은 대단했다.
이날 올스타전의 첫 득점을 올린 것도 알레나였다. 오픈 공격을 성공한 알레나는 머리를 흔들며 기뻐했다.
득점할 때마다 춤을 추고, 밝은 미소로 팬과 동료를 대한 알레나는 경기 내내 빛났다.
사실 알레나는 실력보다 외모와 경력으로 주목받는 선수였다.
알레나는 2012년 미국 오리건 주 미인 대회에서 입상한 '모델 출신' 배구 선수다.
빼어난 외모에 할아버지가 한국전쟁에 참전한 이력까지 더해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실력을 인정하는 팀은 많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V리그 여자부 트라이아웃에 나섰지만, 지명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트라이아웃에서 인삼공사가 1순위로 서맨사 미들본이 개인 사정으로 입국하지 않았고, 인삼공사는 시즌을 앞두고 급하게 알레나와 계약했다.
이제 알레나는 여자부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꼽힌다.
알레나는 4라운드까지 582점을 올려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팀 분위기를 살리는 밝은 성격도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올스타전에서 알레나는 외모와 경력을 통한 인기, V리그에서 증명한 실력 모두를 발휘하며 MVP에 올랐다.
알레나는 "정말 신나는 경험이었다. 모든 것이 즐거웠다"며 "그동안 치열하게 싸우다가 편안하게 올스타전을 치르니 휴식을 취한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훈련을 많이 하면서 개인 기량도 많이 오른 것 같다"고 '한국행'을 행운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알레나는 한국에 오며 "한 시즌만 더 배구를 하고 다른 일을 찾아볼까"라고 고민했다.
하지만 즐거운 일이 겹치면서 배구에 대한 태도가 한결 진지해졌다.
알레나는 V리그 올스타전 MVP 수상이라는 화려한 이력을 추가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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