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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대목 부전시장 상인들 "사람 북적여도 지갑 안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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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대목 부전시장 상인들 "사람 북적여도 지갑 안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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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대목 부전시장 상인들 "사람 북적여도 지갑 안 열려"

    경기침체로 소비심리 위축…택배 물량 지난해 절반 수준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실컷 설명했는데, 안 사네. 안 사"

    설을 열흘 가량 앞둔 17일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시장. 수산물을 파는 안종배(67) 씨는 명절 대목을 실감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요즘 안 씨의 수산물 점포 하루 매출은 지난해 설 대목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안 씨는 "돔 한 마리가 5년째 1만 원이고 일부 수산물은 오히려 가격이 내려갔는데도 사람들이 비싸다고 안 산다"고 말했다.



    부산의 대표 전통시장인 부전시장 상인들 대부분이 안 씨와 비슷한 심정인 것 같다.

    부전시장 주변은 평일 오후에도 인파와 차량으로 북적이고 있지만 이를 보는 상인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상인들은 "물건을 보러오는 사람은 많아도 실제로 지갑을 여는 사람은 별로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가격만 물어보는 손님은 여럿인데 실제로 사는 손님은 적다보니 일일이 응대하느라 지친 상인들의 스트레스 수준이 높아진다.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 탓에 계란과 닭을 파는 점포에는 가격을 묻는 손님의 발길조차 뚝 끊어졌다.

    계란은 제수에 필요한 재료지만 가격이 급등한 탓에 계란 점포에서 들뜬 명절 분위기를 느끼기는 어렵다.



    무게가 가장 많이 나가는 왕란 1판의 가격은 9천 원으로 지난해 설 대목 가격인 5천500원의 배 가까운 수준이다.

    5년째 부전시장에서 계란을 팔고 있는 안익성(52) 씨는 "하루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이라며 "미국산 계란 수입 이후 가격이 조금 내려갔어도 소비심리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전시장 내 한 닭집은 거의 개점휴업 상태다.

    생닭 한 마리를 사려면 줄을 서서 몇십 분을 기다려야 했던 과거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어머니에 이어 2대째 닭집을 운영하는 정락섭(53) 씨는 "뭔가 나아질 기미가 전혀 안 보인다"고 토로했다.


    배추 등 지난해 작황이 좋지 않았던 농산물은 가격이 급등해 부전시장을 찾는 손님들을 주저하게 만든다.

    부전시장에서 거래되는 배추 한 포기는 지난해 이맘때 3천 원에 비해 크게 오른 4천∼5천 원에 팔리고 있다.

    상인들이 호소하는 어려움은 택배 물량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


    부전마켓타운 사무실 내 택배취급소 바닥에 놓인 건 택배 발송을 기다리는 사과와 배 등 과일박스 10여 개가 전부였다.

    사무실 관계자는 "명절이 다가올수록 오후가 되면 발송을 기다리는 택배 상자가 사무실 천장까지 쌓이는 게 정상"이라며 "지난해 설 대목에는 하루 200건의 택배가 접수됐지만, 현재는 100건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전마켓타운 이재억(62) 회장은 "부산에서 손꼽는 규모의 부전시장이 이런 상황이라면 다른 전통시장의 사정은 더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는 꽤 우울한 명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전시장은 6.25 전쟁 이후 전국 각지에서 온 피난민들이 터를 잡으면서 시작됐다. 현재 2천400여 개 점포가 있다.


    pitbul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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