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메이 총리, 금융자산 백지신탁에 위임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해 7월 총리로 취임하면서 자산을 백지신탁(blind trust)에 위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내각사무처가 공개한 각료 재산내역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지난해 7월 내무장관에서 총리로 취임하기 이전에 금융자산을 백지신탁에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BBC 방송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이 총리 이외 필립 듄 보건차관 등 장·차관 6명도 백지신탁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백지신탁은 공직자의 이해 상충을 막기 위해 보유 주식이나 채권을 수탁기관에 위탁하고 자산 운용과 처분에 간섭하지 않고 일임하는 제도다.
총리실 대변인은 "백지신탁은 공직자 이해 상충을 막는 정착된 제도다. 총리는 지난해 총리가 되면서 백지신탁을 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메이 총리가 내무장관으로 재임할 때는 백지신탁이 필요하지 않았지만, 총리가 된 지금은 "더 광범위한 공적 의무들"을 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야당인 노동당 예비내각 일원인 앤드루 귄 의원은 메이 총리가 감출 게 없다면 보유 중인 금융자산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야당인 자유민주당 팀 패런 대표도 "국민은 총리가 투자한 회사가 어디이고 누가 백지신탁을 관리하는지 알 타당한 관심이 있다"며 "총리가 세계에서 가장 투명한 정부를 약속했기 때문에 공개는 그가 자신의 말을 정말로 지키는지를 판단할 시험대"라고 덧붙였다.
메이 총리의 남편인 필립은 런던 금융가의 펀드매니저 출신으로 지난 2005년 이후엔 금융투자회사인 캐피털그룹에서 매니저로 일해오고 있다.
하지만 캐피털그룹은 메이 총리 취임 당시 성명을 통해 "필립의 일은 고객들이 회사 서비스를 만족하는 것을 확실히 하는 것이다. 돈과 연관된 자리이거나 돈을 운용하는 자리가 아니며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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