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 휴지 없다'던 구미 버스터미널…흑자 5억3천만원
시 연구용역 추정치…"흑자 내고도 보조금 타령이냐"
(구미=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구미시 보조금 중단으로 화장실에 휴지가 없다는 알림 글을 내건 경북 구미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이 2015년에 5억3천만원의 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됐다.
경북미래정책개발연구원은 작년 하반기에 구미 7개 시외버스 터미널의 선진화 마스터플랜 연구용역에서 원평동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이 2015년에 흑자 5억3천만원을 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구미시가 노후한 터미널을 개선하기 위해 이 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했고, 터미널 측이 영업비밀이란 이유로 일부 재정자료만 제출함에 따라 추정치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연구원은 버스수송실적 추이와 이용실적을 분석해 고속·시외버스터미널 재정분석 결과를 추정했다.
구미 고속·시외버스터미널 흑자액은 전국 터미널 평균 2억3천여만원의 2배 이상에 달했다.
구미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은 47개 노선에서 연간 승객 91만여명이 이용하는 구미 관문이고, 구미 7개 터미널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이 터미널이 5억3천만원의 흑자를 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의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시민은 "흑자를 내고도 시 지원금이 없어 화장실에 휴지가 없다는 안내문을 붙인 것은 얄팍한 상술"이라며 "이번 기회에 터미널에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르면 지자체가 버스터미널에 보조금을 지원할 근거는 있지만 강제규정은 아니다.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버스터미널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자차단체가 있으나 자체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
민간인 중심의 구미시 보조금심의위원회가 시외버스터미널 보조금을 전액 삭감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심지어 개인사업체인 버스터미널에 지원금을 주는 것 자체가 특혜라는 지적도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장실에 휴지가 없다는 알림 글이 알려진 뒤 논란이 일자 터미널 측은 자체 예산으로 휴지를 공급하고 있다.
구미시는 이번 주 내 기간제 근로자 임금과 공공운영비란 예산항목으로 터미널 측에 휴지와 청소도구 구매비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구미시는 "지난해 화장실 휴지·청소도구 구매 보조금 1천80만원을 지원했다가 올해 보조금 1천460만원을 편성했으나 예산항목 변경에 따라 지급 시점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par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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