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과거 친분이 있었던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의 파일이 일부 공개되면서 선택적 공개와 검열 의혹이 불거졌다. 특히 미국 법무부가 당초 공개했던 관련 파일 중 16건을 하루 만에 삭제해버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토드 블랜치 미국 법무부 부장관은 21일(현지시간) 법무부는 이틀전부터 공개하고 있는 '엡스타인 파일'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삭제한 조치는 "피해자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블랜치 부장관은 이날 NBC 방송에 출연해 "삭제 조치된 사진을 보면 여성들의 모습이 있다. 그 사진을 공개한 뒤 그 여성들에 대해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사진을 내린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어떤 피해자든, 피해자 변호사든, 피해자 권리 단체든 우리에게 연락해 '문서나 사진 중에 나를 식별할 수 있는 내용이 있다'고 연락해오면 우리는 당연히 그것을 내리고 조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블랜치 부장관은 '엡스타인 파일에 담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모든 문서·사진이 공개될 것이라고 보장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돼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이나 다른 누구의 사진이 있다면 그것들은 당연히 공개될 것"이라면서도 "그가 엡스타인 파일에 등장한다는 게 그 끔찍한 범죄와 관련이 있었기 때문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11월 상·하원이 만장일치 수준으로 가결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에 따라 엡스타인 사건 수사 관련 문서들을 19일부터 공개했다.
이후 AP통신은 엡스타인 관련 문서가 게시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트럼프 사진이 포함된 파일 등 최소 16개의 파일이 법무부 공개 웹페이지에서 설명이나 통보 없이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삭제된 파일 중에는 트럼프 부부와 엡스타인, 엡스타인의 연인 기슬레인 맥스웰이 함께 찍은 사진, 엡스타인과 트럼프가 함께 찍은 사진 등이 들어 있는 서랍 사진 등이 포함돼 있다.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관련 자료가 의도적으로 은폐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투명한 공개를 촉구했다. 척 슈머 상원의원은 "법무부가 공개한 상당 부분 가려진 문서들은 전체 증거자료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공개된 사진도 편향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트럼프가 직접 수사를 촉구했던 클린턴 전 대통령의 미공개 사진은 다수 공개됐다는 이유에서다. 클린턴 측은 법무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몰리는 비난 여론을 회피하려고 클린턴을 이용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클린턴 측 앤젤 우레나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20년도 넘은 흐릿한 사진을 얼마든지 공개할 수는 있겠지만 이 사안은 빌 클린턴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클린턴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자신들을 보호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법무부가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을 정면으로 위반했다며 관련자들의 탄핵과 기소까지 거론하며 반발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