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자, 재계의 우려와는 달리 자본시장에서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개정안은 저평가된 국내 증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이번 상법 개정안에서 자본시장이 주목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기자>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확대와 전자주주총회를 의무화 하는 부분입니다. 단순히 주주 중심주의 전환을 넘어, 지배주주의 사익 추구로 인해 일반 주주들이 피해를 보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자본시장을 정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새롭게 강화된 이사의 충실의무는 개정안 공포와 동시에 즉시 시행됩니다. 이에 따라 오늘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동반 매수세를 보이며 연고점을 경신했습니다. 더불어 내년 1월부터 자산 2조 원 이상의 상장사들에 전자주주총회가 의무화되는 내용도 자본시장의 중요한 변화 중 하나입니다. 그동안 일부 소액주주들은 주주총회 날짜가 겹치거나 물리적인 거리 때문에 주총 참여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대거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시장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개정안의 주요 쟁점이었던 집중투표제 도입은 이번에 제외됐죠?
<기자>
집중투표제 도입은 잠정 보류됐습니다. 집중투표제는 주총 때 주주가 이사 후보 전원을 대상으로, 보유 주식 1주당 여러 장의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합니다. 이는 소액주주라도 표를 집중해 이사를 선임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하지만 경영권의 불안정성과 특정 세력에 의한 경영권 위협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 단기 이익에만 집중하는 인사가 이사회에 진입하게 되면 기업의 장기 전략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이에 따라 향후 공청회 등을 거쳐 도입 시기를 추후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실제 자진 상폐하는 기업도 적지 않았을 정도로 개정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죠?
<기자>
상법 개정안 일부가 증시에 부작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소액주주나 외부 세력의 영향력이 확대되면 경영권 불안정과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예컨대,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일부 투자 세력이 이를 악용할 경우 기업의 중장기 전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주가 급등락이 불가피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소액주주 권익이 강화되면, 그 기대에 따라 증시가 상승할 수 있겠지만, 그 효과가 단기에 그칠 수 있고 장기적인 기업 성장을 저해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겁니다.
<앵커>
그럼에도 증권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을 드러냈죠?
<기자>
증권가는 이번 상법 개정안 합의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반이 마련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올초 코스피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8~0.9배 수준에서 시작해 최근 소폭 상승해 현재 약 1.0배 수준입니다. 이는 일본(1.4배), 중국(1.6배), 대만(2.5배)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입니다. 국내 주요 증권사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서막을 여는 큰 전환"이라며 외국인 자금 유입을 통해 코스피 상승 모멘텀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상법 개정안 호재가 작용하며 이날 증시 상승에 배경이 됐습니다.
<앵커>
시장 관심은 이제 코스피가 어디까지 오를 수 있느냐에 쏠리고 있습니다. 어떤 전망이 나오나요?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일제히 코스피의 12개월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하나증권은 4,000포인트, KB증권은 3,700포인트, NH투자증권은 3,600포인트를 제시하며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하나증권은 “상법 개정 후 단기적으로 3,710선까지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증권가는 상법 개정 이후 배당소득 분리과세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대주주의 세부담을 완화해 고배당 확대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증권부 김원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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