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K-뷰티, 특히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 지 1년 정도된 기업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올해 매출 1조원을 노리는 에이피알인데, 미국에 이어 유럽과 중동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합니다.
산업부 성낙윤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성 기자, 에이피알이 미국에서 잘 나간다는데,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에이피알은 기초 화장품과 가정용 미용 기기를 만드는 기업입니다.
화장품 브랜드 '메디큐브', 미용기기 'AGE-R'로 잘 알려져 있는데,
각각 제로모공패드와 부스터 프로가 대표 제품으로 꼽힙니다.
가장 큰 특징은 해외 매출 비중이 높다는 겁니다.
지난해 말 기준 64%고요, 올해는 7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K-뷰티의 새로운 성지로 꼽히는 미국에서 인기입니다.
지난해 4분기 전체 매출(2,442억) 중 미국(689억원) 비중이 약 30%를 차지했습니다.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31% 증가한 수준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한 겁니다.
미국에서 얼마나 잘 나가고 있는지,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어제(14일) 기준 아마존에서 메디큐브 제로모공패드는 토너·화장품 부문 1위고요.
AGE-R '부스터 프로' 및 '부스터 프로 미니'는 주름·항노화 디바이스 부문에서 각각 6위와 11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콜라겐 마스크와 크림, 비타민 크림 등도 스킨케어 부문 3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북미를 노리는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오히려 입지를 더욱 다지는 모습입니다.
<앵커>
화장품은 800달러 이하 소액 면세제도가 있어서 관세 타격을 안받을 수 있단 얘기가 있는데, 에이피알은 해당이 안 된다고요?
<기자>
에이피알은 역직구나 개인 직배송이 아닌 아마존 같은 현지 유통업체를 통해 대부분 팔기 때문에 소액면세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10%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는데요,
업계 평균 원가율이 20~30% 수준임을 감안하면, 부스터 프로 1대당 평균 6달러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다만, 에이피알은 아직까지 제품가를 따로 인상하지는 않았고요, 대응 방안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하는 중입니다.
시장에서는 관세 이슈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화장품이 필수소비재로 꼽히는 데다가, 미국 시장 내에서 가격 경쟁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미국 주요 화장품 편집숍에서 판매되는 메디큐브 제품은 10~20달러 사이입니다.
과거 미국 소비자들이 주로 사용하던 프랑스, 자국 스킨케어 브랜드 대비 2배 이상 저렴한 겁니다.
회사 측은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혁신적인 제형, 효능을 입증 받은 제품력 등도 인기의 비결"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관세 10%가 아니라 25%가 붙는다고 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특히 "C-뷰티(중국산 화장품)도 '메이드인 차이나'에 대한 거부감이 커 위협이 되지 못 한다"고 짚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에이피알이 올해 역대급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에이피알은 올해 매출 목표로 1조원을, 영업이익은 1,800억원을 제시한 바 있는데요.
이를 달성하는 것은 물론 오히려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다수의 증권사들이 최근 에이피알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높여잡는 이유입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에이피알 제품의 판매량이 둔화할 조짐이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미국 시장에 너무 편중된 것은 나중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을 텐데, 다른 지역에서는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 이외 해외 시장에서도 저변을 확대하는 중입니다.
앞서 짚어드렸던 매출 비중을 더 자세히 살펴보면요,
내수(36%)와 북미(28%)를 빼도 홍콩 9%, 일본 7%, 중국 2%, 기타 6% 등으로 구성됩니다.
에이피알은 지난해부터 영국, 스페인, 핀란드 등 유럽 현지 유통 업체들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데요.
회사 관계자는 "유럽과 중동에서도 집계할 수 있는 수준의 실적이 나타나면서 기타 지역 매출로 새롭게 분류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을 등에 업고, 유럽과 중동에서도 입지를 넓혀가는 중이란 뜻입니다.
판매 채널도 다양합니다.
지난해 기준 채널별 매출 비중은 자사몰 42%, 온라인 24%, 오프라인 11%, B2B(기업 간 거래) 14% 등입니다.
정리하자면, 상장 전부터 진출해 있던 북미에서 체급이 높아지는 동시에, 새로운 판로를 뚫고 있고, 판매 방식도 다각화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에이피알, 지난해 상장한 이후 짧은 시간에 주목받는 기업이기도 한데요. 보통 이런 기업은 창업자가 특색이 있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현재 에이피알을 이끌고 있는 김병훈 대표가 창업주입니다.
김 대표는 1988년생으로 아직 30대입니다.
중국에서 우리나라 화장품이 돌풍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 지난 2014년, 25살에 나이로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창업 2년 후에는 메디큐브를, 3년 후에는 패션 브랜드 '널디'를 론칭하며 덩치를 키웠고요.
이 시기에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에이피알은 코로나가 창궐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가도에 올랐습니다.
이 때 대부분 사람들은 모임도 안 나가고, 집에 주로 있었잖아요?
편안한 차림의 트레이닝복과 홈 뷰티가 유행하면서 그 소비력이 에이피알의 제품으로 쏠렸습니다.
양대 사업군인 패션과 뷰티 부문이 동시에 급격히 성장하게 된 겁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21년에는 뷰티 디바이스로 발을 뻗었습니다.
뷰티업계 내에서 '블루오션'을 새로 발굴한 겁니다.
고가의 제품들만 즐비하던 시장에 채 100만원이 되지 않는 상품을 공급하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지난해 2월 유가증권시장에 이름을 올린 이후 올해 들어 연간 실적이 발표되면서 주가도 본격 오름세를 탔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에이피알을 보는 증권가의 전망이 밝은데요.
오는 5월 초에 나올 1분기 실적 수준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영상편집 권슬기, CG 정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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