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삼성은 반도체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며 위기론이 불거졌습니다.
그룹을 이끌 컨트롤 타워의 부재가 근원적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이재용 회장이 등기이사에 올라 책임경영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전효성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경제TV와 만난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이재용 회장이 등기이사에 올라 책임경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9년째 이어지는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100차례 넘게 법정을 오간 결과 경영 공백이 불가피했다는 겁니다.
[이찬희 / 삼성 준법감시위원장: (책임 경영의) 전제로서 빨리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부나 외부의 모든 분들이 볼 때 정말 등기(이사)를 함으로써 책임 경영을 하는구나…]
1심에서 무죄 결과가 나온 것처럼, 내년 2월 2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사법 리스크와 리더십 공백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이 위원장은 그룹을 진두지휘할 컨트롤 타워의 재건도 강조했습니다.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이후 계열사간 조율을 할 조직이 사라지며 의사결정의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다만, 컨트롤 타워가 재건되더라도 최고경영자를 위한 것이 아닌 국민과 주주를 위한 조직이 돼야 한다며 준법의 틀을 강조했습니다.
[이찬희 / 삼성 준법감시위원장: 경영 판단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컨트롤 타워는 필요하다고 저 스스로도 생각하고, 회사 안팎의 분들과 이야기를 할 때 많은 분들이 '지금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컨트롤 타워가 운영된다고 한다면 그것이 과거와 같은 오류를 범하지 않게 준법의 틀 안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이재용 회장,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수직적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는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면서 "사외이사의 독립성 강화 같은 수평적 지배구조 개편은 어느 정도 성과를 낸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이찬희 / 삼성 준법감시위원장: 저희도 (수직적)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서 여러 가지 안을 모델을 검토하고 있지만 그 모델 중에 하나를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 제도가 미칠 후과를 저희가 고민하기 때문이고…]
최근 불거진 삼성 위기론에 대해서는 충분히 위기를 극복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위기 극복의 키워드로는 '변화'를 제시하면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봐"라는 메시지로 잘 알려진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 수준의 전폭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재용 회장과의 소통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삼성을 향한 아주 따가운 비판까지도 가감없이 전달하고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한국경제TV 전효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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