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로 인한 커피 원두 공급부족으로 내년 중반까지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올해 말 유럽연합(EU)의 산림전용방지규정(EUDR)이 발효되면서 유럽 소비자들은 원두 가격 상승에 더해 추가 비용을 지급해야 할 것으로 예상됐다.
EUDR에 따라 커피 등 7가지 품목의 수입, 판매 등을 하는 기업은 발효 3년 전부터 관련 공급망의 산림파괴 등에 대한 실사를 해야 하며, 이를 지키지 않으면 제품 압수나 몰수, EU 매출의 최소 4%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 루이지 라바짜의 주세페 라바짜 회장은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최대 로부스타 원두 생산국인 베트남의 수확량이 부족해 원두 가격 급등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 베트남산 원두에 대해 선물가격보다 (t당) 1천달러나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며 "업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인 데다 무엇보다 이런 현상이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올해 초 베트남 일부 지역의 덥고 건조한 날씨로 인해 커피나무가 피해를 입어 공급 부족 우려가 나왔다. 이후 이 품종의 선물가격은 지금까지 약 60% 급등했으며, 이날 t당 4천667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부스타 품종 원두는 인스턴트 커피나 에스프레소, 커피 품종을 혼합하는 블렌딩 제품에 주로 쓰인다.
브라질의 주요 재배지역도 지난해 가뭄의 영향으로 아라비카 품종의 원두 수확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수에즈 운하 중단과 달러화 강세에 따른 운송비 상승도 더해져 루이지 라바짜의 생산비용이 지난 2년간 8억 유로(약 1조2천억 원) 이상 늘어났다고 라바짜 회장은 전했다.
그는 EUDR가 연말에 시행됨에 따라 커피 제조업체들이 원두 구매를 서둘러 2020년 이후 공급된 원두가 산림 벌채와 관련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부담을 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커피 가격은 더 비싸질 것"이라고 짚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