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상장사 최초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밸류업 프로그램 구체화의 선봉이라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지만 주가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키움증권은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따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자율 공시했다. 회사는 3년 중기 목표로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 15%, 주주환원율 30%,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현금 배당 및 자사주 취득을 통해 3년간 별도 순이익의 30% 이상을 주주 환원하겠다는 계획인데 환원 정책은 3년 단위로 재고되며 기 보유한 자사주(140만 주)는 전량 소각될 예정이다.
키움증권은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신규 사업에도 진출하겠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초대형IB 인가를 추진하는데, 초대형IB 인가를 받으면 자금조달 수단이 늘어나 다양한 모험자본에 투자할 수 있다.
또 올해 중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인가를 취득하고 향후 북미와 동남아 등 핵심 거점에 진출하겠다는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 계획도 밝혔다.
이외에도 연금 사업 신규 진출과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초개인화된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 등 신규 수익원 확보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기업금융(IB) 부문에서는 규모가 큰 기업공개(IPO)를 주관해 개인 리테일 고객을 확보한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이 내놓은 설정 목표는 달성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된다"며 "회사의 직전 5년 평균 ROE는 16.9%로, 23년 영풍 제지 미수금 손실(-4,000억 원)에 따른 하락(8.1%)을 제외하면 10% 이상을 지속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연구원은 "올해 1분기 기준 별도 자기자본은 4조 4천억 원으로 초대형 IB 인가 요건을 충분히 뛰어넘었다"며 "추가적인 자본확충 니즈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중기 주주 환원 정책 가시성 또한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시는 앞서 3월 31일 발표한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 방안의 '구체화'라는 점에서 실질적인 주가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게 정 연구원의 설명이다. 다만, 증권업 고유의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금융업은 물론 상장사 최초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자본시장 이벤트 내 의의를 갖는 사례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현재 회사의 주가는 유가증권 시장에서 오전 9시 1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0.40% 상승한 12만 6,300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