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는 그동안 미국 증시를 들어올린 7개 대표주식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이 회사는 조금 전 장후에 실적을 발표한 뒤에 주가가 15% 넘게 내렸습니다. 2분기 전망이 시장 예상보다 좋지 않았고, 몇 가지 부분에서 걱정을 키웠기 때문입니다. 1분기 순이익은 좋았는데 이게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 나온 효과라는 사실도 시장의 기대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습니다.
그동안 실적 발표할 때 내놓았던 월간 이용자 수도 공개하지 않기로 했고, 광고 매출도 추정치를 밑돌았습니다. 미국 투자자들은 정보 공개를 하지 않는 것을 가장 큰 악재 가운데 하나로 생각합니다.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지표 하락이 예상되는 데이터니까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겠지요. 앞서 넷플릭스도 이용자 수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옆나라 미국의 대표 주식 가운데 하나가 출렁이는 게 우리 장에 기분 좋은 일은 아니겠지만, 메타가 실적과 함께 내놓은 세부 지표들을 보면 그래도 오히려 나쁘지 않은 숫자들이 있었다는 점도 살펴볼 부분입니다. 특히 AI에 대한 투자심리라는 부분에선 그렇습니다.
메타 실적을 하나하나 따져보면 본업에선 잘 못한 게 맞긴 하지만 미래 먹거리 찾기나 투자는 계속하겠다는 의지가 뚜렷이 보입니다. 투자를 하기 위해서 마케팅비를 줄인 듯한 느낌까지 주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메타도 자체 모델 개발하는 등 AI 투자 계속 하고 있거든요. 메타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올해 자본 지출이 350억~400억 달러가 될 것"이라며 AI 투자 때문에 당초 계획보다 투자를 10% 가량 늘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기존에 메타가 공개했던 연간 자본지출 계획은 300억~370억달러였습니다.
메타와 함께 국내 반도체주 심리를 짐작해볼 또다른 부분으로 오늘 나온 세계 3위 반도체 장비업체 램리서치의 실적과 전망을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램리서치는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떨어지긴 했지만 국내 투자자들이 살펴볼 숫자들은 사실 나쁘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2분기 매출도 시장 예상보다 높은 38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램리서치는 실적 발표와 전망에서 고객사들이 AI를 통한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1.06% 상승 마감했습니다. 어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반도체 전망을 좋게 보면서 관련주 투자심리를 띄운 데 이어, 오늘도 큰 틀에선 미국에선 AI와 관련해선 잘 들여다보면 나쁘지 않은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