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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지인 동원해 나랏돈 '꿀꺽'…임금체불 대지급금 부정수급 '덜미'

고용부, 기획조사서 부정수급자 461명 적발…5배 금액 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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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지인 등을 허위로 근로자로 둔갑시키거나 체불임금을 부풀리는 등의 방식으로 정부로부터 대지급금을 타낸 사업주들이 대거 적발됐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대지급금 부정수급 기획조사를 실시해 17개 사업장, 461명의 부정수급자를 적발했다고 7일 밝혔다.

부정수급액은 22억2,100만원에 달한다.

대지급금 제도는 임금이 체불된 근로자에게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 일정 범위에서 체불액을 대신 지급하고, 사후에 사업주에게 해당 금액을 청구하는 제도다.

고용부는 2022년부터 대지급금 부정수급 기획조사를 시작했는데, 기획조사를 시작하기 전인 전인 2017∼2021년보다 한 해 적발액이 4.2배, 적발인원은 3.7배 급증했다.

대표적인 적발 사례는 허위 근로자를 모집해 근로계약서와 임금대장 등을 거짓으로 작성한 후 체불이 발생한 것처럼 꾸며 대지급을 청구하는 것이었다.

한 인테리어 업체 실소유주인 A씨는 가족 명의로 여러개 사업장을 설립한 후 가족과 지인에게 허위로 임금체불 진정서를 정부에 내도록 했다.

그는 가족과 지인 등을 근로자로 둔갑해 69명이 총 15차례에 걸쳐 간이대지급금을 신청해 모두 11억3,500만원을 부정수급했다. 이중 9억3,500만원을 본인과 가족 명의 통장으로 옮겨 토지를 매입하고 건물을 지었다.

고용노동부는 A씨의 죄질이 특히 불량하다고 보고 구속기소했다. 적발된 부정수급액은 최대 5배 금액으로 징수한다.

또 한 원청 건설업체 대표는 하도급 건설업자와 공모해 하도급 업자가 고용한 근로자들을 원청 소속인 것처럼 위장한 후 임금체불을 당했다고 진정해 대지급금을 받도록 했다. 밀린 하도급 공사대금을 지급하는 대신 국가가 준 대지급금으로 해결한 것이다.

체불액을 부풀려 대지급금을 과다 지급받게 한 후 사업주가 일부 챙기는 경우도 있었다.

폐업 상황에 놓인 한 사업주는 생산반장을 진정인 대표로 내세워 체불임금과 퇴직금을 실제보다 더 많게 진술하거나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를 끼워 넣는 수법으로 대지급금을 더 많이 받아냈다. 이후 이를 근로자들에게 돌려받아 4대 보험료 정산 등에 활용했다.

고용부는 올해 기획조사 규모를 50% 이상 확대하는 한편, 대지급금 부정수급을 막을 수 있도록 임금 체불 신고사건 조사 단계부터 4대 보험과 국세청 소득신고 내역 등에 근거해 체불임금을 확인하기로 했다.

대지급금을 부정수급한 것이 확인되면 형사처벌 외에도 지급된 대지급금의 최대 5배 금액을 추가 징수하는 등 엄중히 조치할 예정이다.

또 10인 이상이 임금 체불을 신고한 사건을 조사할 때는 사업주 재산목록을 제출하도록 해 변제 능력도 확인한다. 대지급금을 변제하지 않은 사업주에게는 신용제재에 나선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 근로자를 신속하게 보호하기 위한 간이대지급금 제도를 악용, 사업주의 책임감과 준법의식이 훼손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객관적인 임금 자료에 기반해 체불확인서를 발급하는 것은 물론 부정수급 점검 시스템을 구축하고 변제금 회수 절차도 개선해 사업주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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