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올해 일광절약 시간제(서머타임)가 31일 시작된다.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 유럽대륙에서는 31일 오전 2시가 오전 3시로 변경된다. 이날은 수면 시간이 한 시간 줄어드는 대신 일과 후 자연 채광이 한 시간 늘어나게 된다.
프랑스 등 중부유럽표준시(CET)를 쓰는 나라와 한국 간 시차는 8시간에서 7시간으로 줄어든다.
영국, 포르투갈 등 유럽 서쪽 나라와 한국의 시차는 9시간에서 8시간으로, 핀란드, 그리스 등 동쪽 국가와 시차는 7시간에서 6시간으로 바뀐다.
서머타임제는 해가 길어지는 시기 낮을 더 활용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경제활동을 촉진한다는 취지에 따라 시행되고 있다.
나라별로 서머타임을 처음 도입한 시기와 개시 날짜가 달랐으나 1996년부터는 유럽연합(EU) 내에서 통일해 3월 마지막 일요일에 서머타임을 시작하고 해가 짧아지는 10월 마지막 일요일 해제하고 있다.
미국은 유럽보다 이른 매년 3월 둘째 일요일에 서머타임제를 시작해 11월 첫째 일요일에 해제한다.
그러나 일 년에 두 차례 시간 변경이 번거롭고 서머타임제를 통한 에너지 절약 효과도 기대보다 미미한 반면 생체리듬을 깨트려 건강에 이롭지 않다는 반대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EU 내에서도 서머타임제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2017년 회원국인 리투아니아가 서머타임 중단을 제안한 데 이어 2018년 9월 EU 집행위원회는 유럽의회와 회원국에 서머타임제 폐지를 공식 제안하기로 결정했다. EU 회원국 국민 460만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84%가 서머타임제 폐지에 찬성했기 때문이다.
유럽의회는 논의 끝에 2021년 4월부터 서머타임제를 폐지하는 법안을 2019년 3월 의결했고 원래대로라면 2020년 4월 이전 각 회원국이 존폐를 결정했어야 했다.
하지만 회원국별 논의 상황이 제각각인 데다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서머타임제 존폐 논의는 EU의 주요 의제에서 뒷전으로 밀렸다.